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윤 후보에 대해 “백번 양보해 이야기해도 RE100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고 하는 것은 정말 심각하다”며 “대선 후보가 RE100을 모른다는 것은 충격이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EU택소노미(Taxonomy·녹색분류체계)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 같은데 원전으로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취지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SNS에 “RE100을 모른다고, 이런 세계적 추세를…”이라며 “349곳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미래 먹거리의 핵심 정책인데, 참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RE100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윤 후보는 “네? 다시 한 번 말씀해 달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이 후보는 “알이백”이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윤 후보는 재차 “알이백이 뭐죠?”라고 물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토론이 끝난 뒤 SNS 등에선 “알이백이 뭐냐. ‘진로 이즈백’은 알아도” “대선 후보 토론이 ‘장학퀴즈’가 됐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선 후보 농정 비전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될 사람이 뭐 RE100 같은 걸 모를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며 “어려운 용어면 설명을 해가면서 토론하는 게 예의”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준비 안 된 후보’라는 여당의 지적에 즉각 반박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대선이 무슨 암기왕 뽑는 자리인 줄 아냐”고 맞섰다. 세계은행 출신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RE100, EU택소노미는 하루하루 바삐 살아가는 수천만의 국민에겐 매우 낯설고 어려운 개념”이라며 “토론을 보는 다수 유권자에게 매우 무례한 질문이었다”고 꼬집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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