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이 소수민족 복장으로 '한복'을 소개한 것에 대해 중국에 항의해야 한다는 주문이 여당 의원 입에서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이는 중국의 막무가내식 문화공정이다"며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중국이 4일 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우리 한복을 중국 소수민족의 복장으로 소개했는데 이처럼 중국이 한국 문화를 자국의 문화인 양 소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부채춤과 장구춤, 한복이 '중국의 한푸'에서 기원했다거나, 김치의 원조가 '중국의 파오차이'라는 등의 문화공정 논란이 계속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걸핏하면 불거지는 중국의 동북공정, 문화공정은 매번 해결되지 못하고 지금까지 쌓여 와 우리 2030 청년들이 강한 반중정서를 갖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해서 우리 국민의 반중정서가 날로 강해진다면 앞으로 중국과의 외교를 펼쳐 나갈 때에도 커다란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실리외교를 위해서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중국 정부에 항의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우리문화 알리미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우려했던 부분이 또 터지고 말았다"며 "아무리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하기 위해 등장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미 너무 많은 한복공정을 지금까지 펼쳐온 것이 사실이다"고 했다.
서 교수는 "우리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는 진실을 전 세계에 더 널리 알려야만 한다"며 우리 문화 알리기에 온 국민이 동참해 줄 것으로 호소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페이스북에 "한복, 장구에 상모돌리기까지?"라며 "풍물놀이는 2014년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 전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방 축하행사라 해도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행태"라며 "중국의 문화침탈에 국가적으로 비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베이징 올림픽 준비 영상에 우리 문화를 훔쳐 소개했다고 지난해 국감에서 미리 경고를 했고 분명 장관이 유의하겠다고 했다"며 "박병석 국회의장, 황희 문화체육부장관 직관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박 의장과 황 장관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해 현장에서 개막식을 봤다. 배 의원은 "최소한의 국민의 자존심, 배알을 빼놓을 정도로 신나게 넋 놓는 개막식이었나"라고 지적했다.
문체부 측은 지난 국감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대응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중국은 길림에 사는 조선족을 소개하면서 상모를 돌리고 장구를 치는 모습도 개막식 영상에 등장시켰다. 한국 고유의 문화가 마치 중국 전통문화인 것처럼 표현된 셈이다.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서도 한복과 상모돌리기를 등장시켜 논란을 빚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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