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해외 리튬 및 니켈 광산의 채굴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지원을 2배 늘린다. 탈석탄 시대의 필수 원료인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광물자원 개발사업이 지난 10여년간 60% 가까이 줄어든 한국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민간 기업이 리튬과 니켈 등 희소금속의 해외 채굴권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정부가 출자할 수 있는 한도를 '100% 미만'으로 현재의 '최대 50%'보다 2배 늘린다고 6일 보도했다.
정부가 떠안는 투자 리스크를 2배 늘림으로써 민간기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 광산 확보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치다.
리튬 등 해외광산 개발에는 1000억엔(약 1조436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등 기업 단독으로 진행하기 부담스러운 프로젝트가 많다. 채굴량이 예상치를 밑돌거나 현지 정세 악화로 개발이 중단될 위험성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일본 재계에서는 해외광산의 채굴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리튬과 니켈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주원료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모아두는 축전지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탈석탄 시대의 열쇠를 쥔 자원으로 분류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40년 리튬과 니켈의 세계 수요는 각각 28만t과 130만t으로 2020년보다 13배, 6.5배씩 급증할 전망이다.
일본은 리튬과 니켈 거의 대부분을 남미와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일본 기업 가운데는 도요타통상이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광산의 채굴권을 보유하고 있다. 스미토모금속광산은 필리핀에서 니켈 정련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제안전보장 관점에서도 해외 채굴권을 늘려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세계적인 탈석탄화 흐름에 따라 주요국의 자원 확보경쟁이 첨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채굴권을 확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JOGMEC가 일본 내의 정련사업에도 출자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일본기업이 해외에서 진행하는 정련사업에만 출자가 가능했다. 자국내 정련 비중을 늘려서 해외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한 부족현상의 우려를 낮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말 219개에서 9년 만에 57% 줄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3~2016년 55개(25%) 감소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이후 70개(43%)가 더 줄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자원외교 정책의 비리를 파헤치겠다며 대대적인 수사를 하는 한편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줄이 중단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는 해외 자원 추가 개발엔 아예 손을 놓고 있다. 그간 어렵게 확보한 모든 해외 광산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실행 중이다. 지난해 니켈과 구리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원료의 가격이 급등(각각 34%, 51%)했는데도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 광산을 매입원가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에 팔아치웠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호주 물라벤 유연탄 광산, 미국 로즈몬트 구리광산,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등 3개 광산과 캐나다 자원 개발 업체인 캡스톤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4개 해외자산 매각 금액은 처분 당시 환율 기준 약 4800억원으로, 누적 투자금액 약 5600억원보다 14%가량 적다.
광물자원공사를 사실상 해체하고 작년 9월 출범한 광해광업공단은 ‘해외 투자사업의 처분’을 주요 사업으로 명시했다. 광물자원공사법에 있었던 ‘해외 광물자원 개발’이란 문구는 삭제됐다. 이에 따라 광해광업공단은 광물공사 시절 매각하지 않았던 15개 해외 자산까지 모두 팔아치울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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