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오는 4월 초 김학수 원장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아직까지 원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다. 통상 모집 공고와 서류 공모 절차 등을 고려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절차를 시작했다는 게 조직 안팎의 설명이다. 향후 공직자윤리위원회 등 필요한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3월 말까지 인선이 마무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차기 원장이 정해질 때까지는 김 원장이 조직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보험연구원도 안철경 원장의 임기가 4월 초에 끝나지만 원추위를 아직까지 열지 못했다. 보험연구원도 보통 기존 원장 임기가 끝나기 2~3개월 전 원추위를 열고 공모를 받아 차기 원장 후보를 물색했다. 이후 보험사 10곳으로 구성된 원추위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해 왔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연구원은 지금까지 원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다”며 “대선 이후 공모 절차를 시작해 차기 원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이윤배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화재보험협회도 후임 인선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사장 추천위원회를 구성까지는 했으나 대선 등 정치적인 상황 등이 맞물며 평년보다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준 신용정보원장은 3월 초, 강호 보험개발원장은 5월 초에 임기가 끝나지만 후임 인선이 오리무중인 건 마찬가지다. 지난달 22년 만에 첫 ‘내부 출신’인 권남주 사장이 취임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외에 다른 조직에는 이렇다 할 하마평도 없다는 게 업계 얘기다.
금융계는 대선 이후 관련 부처의 장관직 교체 등이 완료된 이후에 후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 공공기관 관계자는 “민간 금융사와 달리 금융 공공기관과 협회는 대선 결과에 따라 인사에 많은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에 절차가 미뤄지는 건 정해진 수순”이라면서도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불확실성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차기 수장 인선을 놓고 노사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다음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기 만료까지 겹치면서 차기 원장 추천을 놓고 연일 잡음이 나오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현 김학수 원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은 출신이 원장을 맡아왔다. 최재영 금융결제원 노조 위원장은 “기관 설립 후 36년이 지났는데 금융결제원 내부 출신 원장이 한번도 나오지 못했고, 한은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자리를 둘러싼 로비 등이 일어나는 부작용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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