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I 30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개별 기업,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경기순환상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변화뿐만 아니라 미시와 거시 간 결합 과정에서 구성의 오류 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종전의 주가대표지수와 다르다. 갈수록 금융상품의 벤치마크 기능이 강조되는 추세에 맞춰 과거와 현재보다 미래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길게는 금융위기, 짧게는 코로나 사태 이후 개별 기업은 유아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를 거치는 ‘S’자형에서 벗어나 특정 시점에 명암이 확실하게 갈리는 ‘K’자형 생장곡선이 정착되고 있다. 한 나라 경기의 진폭상 정점이 더 높아지고 저점이 더 떨어지는 ‘순응성’과 주기가 짧아지는 ‘단축화’ 경향이 뚜렷하다.
각종 대표지수가 주축이 된 시계열 자료를 토대로 한 기업 분석과 경기 예측이 ‘마이클 피시’ 현상에 시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이클 피시 현상이란 전문가의 예측이 실패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줬던 것을 말한다.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자산비율(PBR) 등 전통적인 주가평가지표가 잘 들어맞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오히려 디지털 콘택트의 진전으로 외부성이 커지는 시대에 있어서는 창업자 정신과 혁신성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같은 뉴노멀 지속 성장 가능성 요건을 갖췄느냐가 유망 기업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가평가지표로 매출대비주가비율(PPR), 꿈대비주가비율(PDR)이 부각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 국제 기준지표와 주요 경제지표, 각종 예측기법, 그리고 대표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말 국제 기준금리의 상징이었던 ‘런던은행 간 금리(Libor)’가 ‘담보부 금리(SOFR)’로 교체된 것이나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발명품으로 평가받아왔던 국내총생산(GDP)을 총생산(GO)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
예측력 저하에 시달리는 전망 기관과 각국 중앙은행도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업취약지수(CVI) 기법, 일본은행(BOJ)의 대차대조법(B/S) 방식, 미국 경제 사이클 연구소(ECRI: Economic Cycle Research Institute)의 큐브 방식 등이다. 특히 대표지수 산출과 관련해 ECRI의 큐브 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나라의 경기와 증시는 고도의 복합 시스템이다. 예측 기관과 증권사들은 과거를 토대로 예측 모델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다. 대표지수를 산출하는 기관도 마찬가지다. 이런 모델과 기법은 현실 세계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경기와 주가 변동을 유발하는 복합 변수들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더 빛을 발하고 있는 ECRI의 ‘경제 사이클 큐브’를 소개하면 크게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으로 구성된다. 성장은 다시 무역과 국내 경제활동으로, 이 중 국내 경제활동은 부문별 장단기 선행지수로 구분된다. ECRI는 이 큐브를 통해 100개 이상의 선행지수를 통합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신뢰를 받는 예측을 추론해 낸다.
KEDI 30이 대표지수로 유용성이 높은 것은 산출 과정에 큐브 방식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정보기술(IT) △플랫폼 △미래기술 △바이오 등 4차원으로 출발했지만 6차원, 8차원으로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하다. 4차원 큐브의 각 면은 혁신성, 미래성, ESG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기업으로 구성됐지만 투명성, 정직성 등을 추가해 다양화할 수 있다.
KEDI 30 ETF가 유망해 보이는 것은 큐브 방식을 통해 실제로 발생할 리스크를 파악하고 앞으로 전개될 방향성까지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자료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가입 기간이 3년인 경우 코스피지수에 연계한 상품보다 수익률이 두 배 이상 높게 나왔다. 벤치마크 지수인 KEDI 30 특성상 앞으로 그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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