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영·호남과 제주를 묶는 초광역 단일경제권인 ‘남부수도권(남부권)’ 구상을 내놓았다. 배기량을 기준으로 하는 현행 자동차세 부과 체계를 차량 가격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으로 개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남부수도권 구상을 발표했다. 기존 이 후보의 국토 균형발전 전략은 5개 ‘메가시티’(수도권·동남권·대경권·충청권·호남권)와 3개 특별자치도(강원·전북·제주)로 대표되는 ‘5극 3특 체제’였다.
이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토를 두 개의 ‘초광역권(메가리전·mega-region)’으로 나눠 육성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영·호남과 제주는 남부권, 수도권과 충청·강원은 중부권으로 묶는 방안이다.
이 후보는 “두 개의 초광역권은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며 “남부권은 싱가포르와 같이 독자적인 글로벌 초광역 경제권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부권엔 싱가포르와 홍콩을 능가하는 글로벌 수준의 선진 기업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대만의 산업 경쟁력에 견줄 만한 첨단 연구개발(R&D)·생산 역량을 구축해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경제구역’으로 재창조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남부권 투자·입주기업에 법인세 추가 감면, 규제자유특구 전면 확대, 벤처투자 혜택, 선박 등 전문금융펀드 활성화를 제시했다. 영·호남을 연결하는 동서 고속철도·도로를 건설해 남부권 전역을 2시간대 생활권으로 묶겠다고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저녁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비공개 만남을 했다. 회동은 서울 광화문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의 개인 사무실에서 오후 8시부터 9시20분까지 약 1시간20분간 이뤄졌다.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서민경제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쓰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 후보가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요청해 성사된 자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김 전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는 등 민주당 지도부는 김 전 위원장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달 “(김 전 위원장에게)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며 “이 후보에 대해서는 김 전 위원장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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