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안전지도 갖춘 소네트…"무단횡단·불법주차도 대처 척척"

입력 2022-02-07 15:13   수정 2022-02-07 15:14

운전자 조작 없이 움직이는 ‘로보택시’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경쟁이 거세다. 서울 상암동과 경기 판교, 제주 등이 잇따라 시범운행 지구를 확보한 가운데 지난달 대구시가 로보택시 운행에 뛰어들었다. 올해 첫 로보택시 실증 사업이다. 대구 달성군에 연고를 둔 토종 자율주행 스타트업 소네트는 로보택시 상용화에 주도적 역할을 한 업체다. 손준우 소네트 의장은 “‘안전지도’와 차량 개조 최소화 작업으로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캠퍼스·아파트 달리는 로보택시
대구시 자율주행차 유상 운송 서비스는 지난달 5일 정식 시작됐다. 소네트는 대구 달성군 현풍에 있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부터 대구과학관·유가읍 금리를 경유해 다시 DGIST로 돌아오는 노선을 맡았다. 구간은 총 7.2㎞다. 운행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소네트가 개발한 로보택시 플랫폼 ‘raxi’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다. 요금은 1회 3000원이다.

소네트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현대자동차 ‘코나 EV’ 2대를 투입했다. 유상 운행을 위해 정식 면허도 발급받았다. 현행법상 정해진 노선을 셔틀버스처럼 오가는 자율주행차는 지자체에서 발급하는 한정운수사업자 면허만으로도 상업용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소네트 노선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DGIST와 같은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해 주거지역인 아파트 단지와 중심 상업지역을 경유한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공단 지역도 속해 있다. 손 의장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부터 도로를 막고 화물을 싣는 택배차, 불법 주차된 컨테이너 트럭 등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며 “다양한 변수에서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로보택시”라고 설명했다.
기계적 개조없이 센서만 달면 끝
소네트는 2017년 설립됐다. 대기업과 대학 중심이던 자율주행차 개발 트렌드를 깬 업체로 평가받는다. 2018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내면서다. 당시 기준으로 같은 인가를 받은 업체는 현대자동차·삼성전자·KT·LG전자·네이버랩스·서울대·한양대 등 19곳이었다. 스타트업은 소네트가 유일했다.

소네트 기술 핵심은 안전지도다. 자율주행차는 고정밀 지도(HD맵)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카메라·레이더(RADAR)·라이다(LIDAR) 등 각종 기기로 주변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실시간 정보처리는 부담이 상당한 탓이다. 소네트는 단순히 HD맵 데이터를 반영하는 데서 벗어나 센서 오류 발생 지역, 차선 훼손 지역 등 안전 변수를 지도 자체에 덧붙였다.

차량 개조를 최소화한 점도 특징이다. 국내에서 자율주행 전용 차량은 공공도로 주행이 불가능하다. 국토부 인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업체들은 시판되는 양산 차량을 개조하는 형태를 취한다. 조향 제어를 위한 구동 모터를 추가하는 등 물리적 작업이 병행된다. 소네트는 이런 과정을 없앴다. 기계적 개조 없이 소프트웨어(SW) 조작과 센서 부착만으로 자율주행차를 완성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손 의장은 “앞으로 기아 카니발과 같은 11인승 승합 차량을 추가해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정류장 간 이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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