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현대차도 "웬만하면 나오지 마"…기업들 '초비상'

입력 2022-02-07 13:54   수정 2022-02-07 14:22


설 연휴를 전후해 국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생산 현장에도 확산할 수 있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은 재택·원격근무 확대, 사업장 간 셔틀 운행 중단, 시차 출퇴근제 시행, 자가진단키트 배부 등의 조치를 하며 방역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하루 한 자릿수였으나 최근에는 수십 명씩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측은 "현재로선 생산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 오미크론 확산세를 주시하며 정부 지침에 맞춰 방역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재택근무 30% 실시와 사적모임 및 법인카드 사용 자제, 사업장간 셔틀 운행 중단 등 조처를 시행 중이다.

LG 계열사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50% 이상으로 늘렸다. 회의는 비대면을 권장하고 회식 자제, 외부 방문객 사무실 출입 자제 등의 지침을 시행 중이다.

현대차도 올해 초부터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는 전원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교육회의 ▲출장 제한(취소 또는 연기 권고) ▲업무 외 활동 금지 등 강화된 방역지침을 마련한 뒤 한 달에 1~2차례씩 임직원들에게 지침을 환기시키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필수 인력 외 전원 혹은 절반 재택근무, 오프라인 회의 불가, 집합교육 불가, 승인 후 출장 가능, 구성원 간 회식·모임 금지 등 전반적으로 강화된 방역지침을 시행 중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설 연휴부터 2주간 전면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설 연휴 전 직원들에게 1인당 4개씩 자가진단키트를 배포했다. 공장의 경우 현장 교대근무 등 공장 운영 인력을 제외하고 조직별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SK네트웍스는 재택과 비대면, 원격근무 가운데 구성원들이 업무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자율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SK텔레콤도 2020년부터 재택근무를 시행 중으로, 'WFA(Work From Anywhere)' 기조로 구성원들이 각자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원칙을 세웠다.


정보기술(IT) 업계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이달 말까지 원격 근무 강력 권고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업무활동과 사내 공간 및 시설에 대한 방역 방침도 강화했고 모든 대면 활동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체제를 마련했다. 대면 회의와 출장도 당분간 자제하도록 권고했고 관련 회식도 모두 취소 조치했다. 사옥 내 각종 공간과 시설 운영 역시 중단한 상태고, 출근한 직원이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일 경우 사내 병원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도 설 연휴가 끝난 이달 3일부터 재택근무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 전 직원은 오는 18일까지 아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조직장 사전 승인 없이 사내 출입이 불가능하다. 한 카카오 직원은 "당분간 회사 사무실에 나오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주 1~2회 정도는 사무실로 출근해야 했는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현장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 생산라인이 멈출 수 있고, 제품 생산은 물론 기업 실적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금 같은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적어도 1분기까지는 재택근무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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