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부자거래' 수렁 빠진 에코프로비엠…이동채 회장 사퇴할 듯

입력 2022-02-07 14:56   수정 2022-02-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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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가총액 2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연일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검찰의 내부자거래 수사 자체를 주가 불확실성으로 인식하고 매도 일변도로 대응한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도 주주 가치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 사퇴 등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1000억 매도 폭탄
7일 에코프로비엠은 오후 2시 50분 기준 7.07% 떨어진 31만5300에 거래중이다. 이날 에코프로도 7.36% 떨어진 채 거래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지난달 26일 본지의 내부자거래 의혹 보도 이후 6거래일간 나란히 22% 넘게 빠졌다.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2차전지 수급을 빨아들인 영향까지 더해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동채 회장을 포함한 임원 4~5명이 주식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동채 회장도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단장 손영채)이 인지해, 패스트트랙(긴급 사건)으로 검찰에 이관한 사건이다. 패스트트랙은 금융범죄 중에서도 증거인멸 등 우려가 클 때 사용된다.

이 소식이 나온 뒤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날까지 5거래일간 1189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116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전체 30억원을 순매도했다. 사모펀드는 176억원을 사들인 반면 투신(운용사)과 연기금이 96억원, 50억원을 순매도한 게 대조적이다. 기관 성격이 짙은 주체일수록 순매도하며 리스크 회피에 집중했단 얘기다.
◆이동채 회장 사퇴 고려
에코프로비엠은 보도 이후 투자업계 안팎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며 압박을 받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에코프로비엠 경영진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회장이 검찰에 기소되면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에코프로 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많지 않다. 공장 투자 확대도 계획이 세워진 상태고, 가까운 시일 내에 수주 호재가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기업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소부장 투자 펀드 등 지난해 에코프로에 투자한 정책금융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도 조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상황이다.

시장에 회사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경영진 쇄신을 검토하게 된 배경이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이 회장은 회사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며 "경영진 쇄신 외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 옵션이 거의 없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주가를 놓고 낙폭과대라는 의견과 기소, 재판으로 이어질 악재를 고려하면 바닥은 아직이라는 반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에코프로비엠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까지 떨어지면서 1년 전(47배)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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