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이 불과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어떤 대선을 앞두고도 이런 초접전 양상이 펼쳐진 적은 없어 전문가들조차 당장 한 주 뒤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선 과정에서의 컨벤션 효과로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던 윤 후보가 본인의 잦은 실언과 부인 김건희 씨의 녹취록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주춤한 사이 이 후보의 지지율이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불법 대리처방 논란과 공무원 불법 의전 등으로 설 연휴 이후 윤 후보가 다시 우위를 차지하는 모양새다.
조선일보·TV조선이 지난 6일 발표한 대선 후보 4자 대결 여론조사(4, 5일 실시)에 따르면 윤 후보는 35.0%, 이 후보는 31.0%를 얻었다. 1월 15, 16일 같은 기관의 조사와 비교하면 윤 후보(32.8%)는 2.2%포인트 오르고, 이 후보(31.7%)는 0.7%포인트 내렸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4.0%포인트로, 직전 조사 때의 1.1%포인트보다 벌어졌지만 여전히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CBS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4, 5일 실시)에서는 윤 후보 36.8%, 이 후보 31.7%로 나타났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6.9%, 정의당 심상정 후보 2.7% 순이었다. CBS가 이번 대선 과정을 앞두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부터 같은 조사기관을 통해 실시한 일곱 차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일보가 같은 날 발표한 대선 후보 4자 대결 여론조사(4, 5일 실시)에서는 이 후보가 38.1%의 지지율을 얻어 윤 후보(36.8%)를 1.3%포인트 앞섰다. 오차범위 안이다. 안 후보는11.7%, 심 후보는 4.2%로 각각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차범위를 벗어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가상 다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43.4%, 이재명 후보는 38.1%의 지지율을 얻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5.3%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를 벗어났다. 설 연휴와 첫 TV토론이 이뤄진 시기에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직전 조사(1월 4주 차) 대비 3.2%포인트 상승했고, 이재명 후보는 0.4%포인트 하락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7.5%, 심상정 정의당 후보 2.5%로 나타났다. 안철수 후보는 직전 조사 대비 2.8%포인트 하락해 지지율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타 후보 2.3%, 지지 후보 없음 4.3%, 모름 및 무응답 6.2%다.
이 후보는 지난 주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영남과 호남, 제주를 묶는 남부권을 초광역 단일경제권을 만들겠다"고 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서는 "참혹했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였다.
윤 후보는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참배 일정을 마치고 오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점검했다.
막판 세결집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이 후보는 6일 저녁 8시부터 1시간 20분간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광화문 사무실에서 만났다.
코로나 방역 대책과 서민경제 극복방안 등과 관련해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에선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갈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이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안철수 카드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논평을 내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단일화 하자고 제안할 일도 없고,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단일화를 언급하자 안 후보는 "어제는 아니라고 했다가 오늘은 또 된다고 한다"며 "그리고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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