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만들 일손 없어…일찍 문 닫는 맥도날드

입력 2022-02-07 15:55   수정 2022-02-15 15:39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기업 성장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직원이 무더기로 결근하면서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어려워진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에 따른 근로자 결근으로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완화할 수 있지만 인력난 우려는 여전하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고 있지만 노동시장이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10일 기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결근한 직원 수는 미국 근로자의 6%에 해당하는 88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증가 수(46만7000명)보다 약 19배 많다. WSJ는 “직원 결근으로 주문 처리, 정규 영업시간 유지 등 기업의 사업 운영 역량이 저해됐다”고 전했다.

출근하지 못하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기업은 영업 시간을 단축하는 등 고육지책을 택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12월 매장 영업 시간을 10%가량 줄였다. 지난달에도 전체 매장의 1%는 영업 시간을 단축해야만 했다. 페덱스는 항공 화물 서비스를 일부 중단했다가 지난주에 재개했다. 페덱스는 작년 4분기 인력난에 따른 추가 비용으로 4억7000만달러(약 5640억원)를 부담했다. 도미노피자는 방문 포장을 하는 고객에게 3달러를 적립해 주고 있다.

이직도 인력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많은 기업이 일손 부족을 호소하면서 더 높은 임금이나 나은 기회를 제시하자 직장을 옮기는 근로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구인 공고와 이직률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높은 이직률은 기업 운영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목재업체 와이어하우저의 데빈 스톡피시 최고경영자(CEO)는 “경험이 적은 직원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선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구인난은 유럽 일본 등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유독 심각하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개별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식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WSJ는 진단했다. 유럽 기업은 해고 대신 휴직을 권고했고 정부는 휴직자의 급여를 지원하면서 근로자가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않도록 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해고된 노동자에게 실업 급여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로 인해 미국의 노사 간 유대관계가 단절될 가능성이 유럽보다 높아졌다고 WSJ는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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