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에코프로비엠은 4.07% 떨어진 32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에코프로도 5.28%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지난달 26일 본지의 내부자거래 의혹 보도 이후 6거래일간 나란히 20% 넘게 빠졌다. 미국발 금리 인상 우려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2차전지 수급을 빨아들인 영향까지 더해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동채 회장을 포함한 임원 4~5명이 주식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단장 손영채)이 인지해 패스트트랙(긴급 사건)으로 검찰에 이관한 사건이다. 패스트트랙은 금융범죄 중에서도 증거인멸 등 우려가 클 때 사용된다.
이 소식이 나온 뒤 외국인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날까지 5거래일간 118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1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전체 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사모펀드는 176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투신(운용사)과 연기금이 96억원, 5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게 대조적이다. 기관 성격이 짙은 주체일수록 순매도하며 리스크 회피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에코프로비엠은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주주가치 제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투자 펀드 등 지난해 에코프로에 투자한 정책금융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도 조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비엠은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경영진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이 회장을 기소하면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에코프로 그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공장 투자 확대도 계획이 세워진 상태고, 가까운 시일 내에 수주 호재가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기업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이 회장은 회사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며 “경영진 쇄신 외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 옵션이 거의 없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주가를 놓고 낙폭 과대라는 의견과 기소, 재판으로 이어질 악재를 고려하면 바닥은 아직이라는 반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에코프로비엠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까지 떨어지면서 1년 전(47배)보다 낮아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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