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국내 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총대출 금리-총수신 금리)는 2.21%포인트였다. 2019년 8월(2.21%포인트) 후 가장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불과 1년 전(2.05%포인트)에 비하면 0.16%포인트 올랐다. 총수신 금리는 이 기간 연 0.75%에서 0.83%로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총대출 금리는 연 2.8%에서 3.04%로 0.24%포인트나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규제를 전방위로 강화한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우대금리를 깎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크게 높였다. 그 결과 국내 은행의 가계 부문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지난해 11월 1.72%포인트로 2012년 9월 이후 9년 만에 가장 커졌다.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오를 때마다 앞다퉈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큰 폭으로 치솟은 대출금리에 비하면 상승폭이 미미한 데다 대출자로선 마냥 반기기 어려운 소식이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원가 상승 요인이 돼 다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금리가 연 4%를 넘는 대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18.3%까지 올랐다. 1년4개월(2020년 8월 4.2%) 만에 네 배 넘게 늘었다. 반면 초저금리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80%에 육박했던 금리 연 2%대 대출 비중은 23%로 뚝 떨어졌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총대출액은 2050조7510억원(지난해 11월 기준)에 달한다. 1년 새 예대금리차가 0.16%포인트 커진 것을 고려하면 이자 수입만 단순 계산해도 약 3조3000억원 더 늘어난다. 국내 은행은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1년 전보다 2조9000억원 늘어난 33조7000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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