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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옛 페이스북)가 유럽에서 SNS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놨다. 유럽연합(EU) 규제당국과 사용자 데이터 보호를 놓고 계속 마찰을 빚자 “사업 자체를 접겠다”고 맞선 것이란 분석이다.
CNBC는 “메타가 최근 연례 재무보고서에서 ‘유럽 내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며 EU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는 이 보고서에서 “유럽 내 사용자 데이터를 지금처럼 미국으로 계속 이동시키는 게 불가능해지면 유럽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폐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메타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14% 급락한 224.91달러에 마감했다.
메타와 EU의 갈등은 약 2년 전부터 시작됐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020년 7월 “EU와 미국 간 데이터 이동 기준이 유럽 시민의 개인정보를 적절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CJ는 미국으로 전송된 사용자 데이터의 경우 미 정부 당국이 언제든 열람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 달 뒤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메타 측에 “EU 사용자 데이터의 미국 전송을 멈추라”는 예비 명령을 내렸다. 메타는 DPC 결정에 지난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아일랜드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아일랜드 DPC는 올해 상반기 최종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CNBC에 따르면 메타가 이에 불복할 경우 28억달러(약 3조400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될 전망이다.
EU 당국은 ECJ 판결에 따라 새로운 개인정보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CNBC는 “이 같은 규제 움직임에 메타가 사업 철수 가능성으로 으름장을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메타 관계자는 “유럽 철수 계획이 없다”면서도 “EU의 데이터 전송 규제 흐름은 실질적이고 부정적으로 우리 사업과 재정상태 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메타의 초기 투자자인 피터 틸이 올해 열릴 연례 주주총회에서 메타 이사회 재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미국의 거물 투자자인 틸은 2004년 메타가 설립될 당시 50만달러의 초기 자금을 투자하고 이듬해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이후 메타가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이르기까지 모든 여정을 함께한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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