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8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가 정권 교체의 주역이 되기 위해 나왔다”며 “당선이 목표지 완주가 목표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단일화와 관련해 어떤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최근 제기되고 있는 단일화론을 강하게 부정했다.
대선 막판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이날 토론회에서도 단일화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단일화에 대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제안이 나올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안한 후보자 간 담판 방식과 관련해서는 “단일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 않다 보니 (단일화) 방식을 고민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통합 정부 제안에 대해서는 “세부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기득권 정당 소속 정치인을 뽑아서 일을 시키는 개념 같다”며 “저는 정치권 소속 인사뿐만 아니라 정치권 밖의 최고 전문가를 등용하는 국민 통합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최근 단일화 이슈의 중심에 선 것은 기득권 정당들이 ‘안철수=중도 포기’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자신에게 덧씌운 탓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10년간 아홉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중도에 그만둔 것은 2012년 대선에서 양보하고,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단일화한 게 전부”라며 “다들 그만둘 것이냐고 묻는데, 이는 기득권 정당 정치세력의 이미지 조작 때문”이라고 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선을 긋고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 측에서는 엇갈린 얘기가 나왔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여야 모두를 접촉했다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날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가 단일화 조건으로 총리직을 요구했는데, 알고 보니 민주당과도 접촉하고 있었다”며 “겉으로는 정권 교체를 주장하면서 안으로는 자기 몸값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민주당 측 인사를 만났다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의당에서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새해 인사를 드렸을 뿐”이라며 해당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힘 측에 총리직을 요구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전혀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국민의힘 측에서 어떤 제안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은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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