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10일 05: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펫 커머스 등 관련 스타트업들이 각광받고 있다. 올해 들어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투자금 유치 작업이 진행 중인 회사만 5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사들이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 기반 반려동물 헬스케어 플랫폼 '바램펫' 운영사 바램시스템은 최근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금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신한금융투자가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반려동물용 정수기와 급식기를 통해 식사량·음수량 등을 분석,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를 비롯해 반려동물 생애주기 맞춤형 건강식품 스타트업 키베이직, 재활용 반려동물 용품 제조사 레미디, 반려동물용품 판매업체 베르그앤릿지 등이 올 들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범위를 지난해 연말까지 넓히면 반려동물 훈련 앱 '도그마스터' 운영사 워키도기, 동물약국 플랫폼 펫팜, 동물병원 진료비 페이백 서비스 운영사 펫프라이스 등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십억~수백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받는 회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용 건강검진 키트를 만들고 온라인 반려동물 쇼핑몰을 운영하는 핏펫은 지난해 중순 23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이어 최근 200억원대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기업가치는 2000억원대가 거론된다. 펫 커머스 기업 펫프렌즈는 지난해 7월 GS리테일과 IMM PE에 인수되면서 15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밖에 반려동물 돌봄 플랫폼 운영사 펫닥은 비슷한 시기 1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산업 규모는 3조7694억원이었다. 2015년(1조8994억원)과 비교하면 6년 새 두 배 커졌다.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 VC 심사역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도 늘어나 기업들의 덩치도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VC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반려동물 트렌드를 반영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점을 보면 향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펫테크 기업이 없는 데다가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VC업계 관계자는 "펫프렌즈의 사례와 같은 유의미한 '딜'이 일부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멀티플(배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업사이드'가 얼마나 클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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