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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세균의 상관성에도 주목했다.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뇌 속 세균과 세균이 방출하는 ‘내독소(LPS)’라고 알려지면서다. 이에 세균과 LPS를 동시에 표적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박영민 단디바이오 대표는 “패혈증 치료제와 함께 LPS를 표적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및 알츠하이머 진단키트를 개발할 것”이라며 “내년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DD-A279’의 국내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단일 요인을 표적하거나 병증을 확인한 후 치료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게 박 대표의 판단이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및 동물모델에서 정상군과 비교해 세균의 분포 변화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 및 알츠하이머 유발 동물의 뇌 조직 안에서 대장균 진지발리스균 등과 같은 다양한 그람음성균과 LPS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그람음성균과 LPS가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뇌 조직에서 다양한 병리작용을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들은 아밀로이드베타 덩어리(플라그)와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는 물론, 뇌 염증을 유발해 신경세포의 사멸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단디바이오는 그람음성균과 LPS를 표적해 알츠하이머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는 계열내 최초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람음성균 및 LPS가 알츠하이머의 신규 발병 원인이고, 이들을 표적하는 것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알츠하이머는 다양한 발병인자가 관여하고 진행 단계에 따라 다양한 병리적 특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다중 기전의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며 “알츠하이머에서도 그람음성균과 LPS를 제어하는 것이 병의 발병과 진행을 예방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단디바이오는 연구를 통해 그람음성균과 LPS가 다양한 기전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알츠하이머 병리를 유발하거나 가속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의 혈액분석을 통해 그람음성균 유래 LPS와 알츠하이머의 상관성을 증명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지난해 11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에 게재했다.
DD-A279는 뇌 속 그람음성균을 사멸하고 LPS를 제어해, 아밀로이드베타 응집과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를 억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디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세포 및 동물 모델에서 DD-A279가 아밀로이드베타의 축적과 타우의 인산화 및 응집을 억제함을 확인했다. 또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면서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사이토카인 분비를 줄였다고 했다.
회사는 지난해 6월 공동연구를 수행했던 건양대 산학협력단 등으로부터 DD-A279의 세계 권리를 이전받았다. 올해 전임상을 마치고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패혈증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2상을 전후로 기술이전을 위해 현재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단디바이오는 향후 내독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로 치료제 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재발성 방광염과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등이다.
단디바이오는 알츠하이머를 조기진단하는 키트 ‘DD-A514’도 개발하고 있다. 환자의 혈액에서 LPS를 검출해, 치매를 조기진단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진단키트 플랫폼 개발사인 플렉센스와 협력 계약을 맺었다. 올해부터 국내 실험실을 대상으로 연구자용 LPS 제거키트도 판매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모회사인 넥스트사이언스와 에이치엘비(HLB)의 지원을 바탕으로, 에이치엘비그룹 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로 구성된 에이치엘비 바이오 생태계(HBS)와의 협업을 기대한다”며 “임상 적응증 확장과 기술이전 등을 추진해, 내년 상반기 코스닥 이전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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