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항공화물 처리능력 분야에서 홍콩 첵랍콕공항, 중국 상하이푸둥공항에 이어 만년 3위였던 인천국제공항이 2위 고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의 화물 운송량이 고공비행하고 있어 올해 2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객 실적이 95% 이상 급감했지만 화물 운송량은 2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지난 한 해 화물 물동량 333만t을 처리했다.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300만t을 넘겼다. 상하이푸둥공항은 매년 290만t 안팎을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 실적도 인천공항이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제공항협의회(ACI)는 지난해 화물 처리능력 공항 순위를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첵랍콕공항의 물동량은 지난해 11월 기준 451만t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인천공항의 화물 물동량이 급증한 것은 운송 선박 부족에 따른 항공기 선호, 북미 지역의 전자제품·반도체 수출입 물량 증가,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 사업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김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전자상거래 물품이 늘어나고 진단키트와 백신을 항공으로 운송한 것도 물동량 증가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올해도 300만t 이상의 물동량을 확보하고 운송 순위 2위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배송센터 확충, 스마트 화물터미널 개발, 전자상거래 화물 유치 등에 나선다. 김 사장은 “공항 인근에 약 330만㎡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 물류단지로 활용하고 항공사와 수출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신성장 항공화물 유치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화물의 고속 성장을 기반으로 물류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공항경제권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항경제권은 공항을 산업·경제·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공사는 지난해 10월 제1터미널 장기주차장(부지 38만㎡)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랜드마크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용역을 발주했다. 오는 6월 용역 결과를 발표하는 랜드마크 복합단지에는 문화·레저체험시설, 미술품 수장고, 도심항공교통(UAM)의 이착륙 터미널 등이 들어선다.
또 2025년을 목표로 인천공항 인근에 스마트 레이싱파크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레이싱파크는 그래비티 레이싱 등 다양한 스포츠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다. 그래비티 레이싱은 길이 1.5㎞의 트랙에 설치된 이동 수단을 중력을 활용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체험 스포츠다. 김 사장은 “인천공항을 세계 항공물류산업의 거점으로 구축하고, 복합문화공간과 복합리조트, 항공정비 사업 등을 추진해 세계 일류 공항경제권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