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단행본 시장 '넷플릭스 효과'

입력 2022-02-09 17:45   수정 2022-02-09 23:54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원작 만화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학 출판사들도 만화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 1~5권 세트》는 현재 웹툰 부문 14위에 올라 있다. 이 책은 알라딘에서 연재만화 부문 13위에 올랐다.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가 지난달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후 시청 순위 세계 1위를 차지한 후 나타난 ’넷플릭스 효과’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넷플릭스 방영 후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처음 연재된 네이버웹툰에서도 조회수가 치솟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이 만화의 주간 조회수는 약 80배, 주간 거래액은 59배 증가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공개 후 약 2주간 한국 웹툰 주간 조회수 평균값과 과거 수치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총 10개 언어로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출시된 《지옥 1~2권 세트》(문학동네)도 그해 11월 넷플릭스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이후 만화 단행본 판권은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헝가리, 대만 등 11개국에 팔렸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치열한 판권 경쟁 끝에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만화 출판사들이 높은 계약금을 지급하고 《지옥》 출판에 나섰다”고 말했다.

웹툰과 함께 만화 단행본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출판사들은 적극적으로 만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위즈덤하우스는 2017년부터 자체 웹툰·웹소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드라마 원작 만화인 《스위트홈》과 《좋아하면 울리는》 등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시공사와 민음사(세미콜론) 등도 만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마블 만화를 단행본으로 많이 출간한 시공사는 지난해 네이버웹툰과 손잡고 마블 웹툰 ‘블랙 위도우’를 연재하는 시도를 했고, 작년 12월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개봉에 맞춰 스파이더맨 단편선을 웹툰으로 선보였다.

인터넷 서점들도 넷플릭스 붐을 타고 원작 만화 기획전을 열고 있다. 예스24는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외에도 《D.P 개의 날》(씨네21북스), 《모럴 센스》(북폴리오), 《안나라수마라나》(소담출판사) 등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됐거나 방영 예정인 만화 단행본을 모아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예스24 관계자는 “웹툰을 보지 않는 사람들도 넷플릭스를 통해 원작 만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관련 책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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