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의 열전도율은 철의 세 배다. 무게는 같은 부피 기준 철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배터리 냉각과 차체 경량화가 중요한 전기차업계가 알루미늄에 주목하는 이유다.
알루코는 국내 1위 알루미늄 소재 가공기업이다. 박도봉 알루코 회장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를 제조해 납품한다”며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10여 년 전부터 투자한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배터리 케이스는 알루코의 차세대 먹거리다. 연간 500만 개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 글로벌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전기차는 섭씨 1도의 변화에도 주행거리가 크게 바뀌기 때문에 배터리를 제대로 냉각시키지 못할 경우 화재 발생 위험도 있다”며 “알루코가 갖고 있는 압출 기술 덕분에 각진 케이스 수십 곳의 두께를 고객사가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알루코는 2009년부터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 매장량 세계 3위 베트남에 투자하며 배터리 케이스 생산을 준비했다.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46만2000㎡ 규모 공장을 세웠다. 2024년까지는 추가 투자 없이 생산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알루미늄 가격도 상승세다. 알루미늄 선물은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 거래일 대비 1.7% 오른 t당 3236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7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3380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알루미늄 가격 폭등에 알루코 주가도 9일 10% 이상 상승한 4180원까지 올랐다. 알루코가 보유한 원자재 재고에 대한 평가 가치가 올라가면서다.
박 회장은 이후 차세대 주력 제품을 알루미늄으로 정했다. 알루미늄과 코리아를 합친 알루코로 사명을 바꿨다. KTX 고속철 차체와 TV 프레임 등을 알루미늄으로 개발했다. 알루코를 2005년 유가증권시장에 다시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박 회장은 경기도와 대전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자사 알루미늄 공장을 모아 고향인 충남에 세계에서 제일 가는 생산기지를 갖추는 것을 마지막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충남 논산에 49만5000㎡ 부지를 이미 마련한 박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산부터 배송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최첨단 스마트공장을 세워 후대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