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등 중고차 시장 진출한다면…점유율 얼마나 될까

입력 2022-02-10 10:35   수정 2022-02-10 11:02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도 시장 점유율이 최대 12.9%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을 독과점할 것이라는 기존의 우려가 잘못됐다는 논리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영향과 시장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22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10일 온라인으로 열었다. KAIA는 완성차 5개사의 2026년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7.5~12.9%로 전망했다. 2026년 중고차 시장 예상 규모인 210만대 중 최대 27만여 대만 완성차 5개사를 통해 거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KAIA는 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현대차·기아, 한국지엠, 쌍용협의회 등 9개 단체가 모인 집단이다.

KAIA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신차 및 중고차 판매 추이, 사업계획 및 상생안 등을 고려해 점유율을 추산했다. 먼저 2020년 중고차 판매 대수가 260만대인데 연 평균 시장 성장률 2%를 계산하면, 2026년 중고차 판매 실적은 260만대로 예상된다. 이 중 매매업자를 통해 거래되는 대수는 해외 시장 기준인 70%를 가정했을 때 210만대로 추산된다. 이 경우에 완성차 업체가 제시한 상생안과 업체별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봤을 때 최대 시장 점유율은 12.9%로 전망된다. 신차 시장보다 중고차 시장이 평균 2배가량 큰 해외 사례를 대입해보면 중고차 거래 대수는 360만대로 예상된다. 이럴 때 완성차 5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7.5%로 낮아진다.

정만기 KAIA 회장은 “공정거래법은 1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 50% 이상, 3개 이하 기업의 합계 시장점유율 75% 이상일 때 독과점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최대 12.9% 점유율로 예상되는)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독과점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중고차 시장 진입 규제는 기업의 영업 자유와 소비자의 자기 결정권, 평등의 원칙 등을 침해해 위헌 소지도 있다”고도 했다.

완성차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막으면 글로벌 산업 추세인 ‘제조업의 서비스화’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제품의 생애주기 서비스를 책임지는 영역으로 산업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명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연구원은 “자동차는 사용 가능 연한이 길고 최종 재화라 ‘제조업의 서비스화’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며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으로 차량의 생애주기의 데이터를 전부 축적해 금융, 보험, 리스, 렌털, 자동차 공유 등 신산업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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