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야 할 설산, 덕유산·태백산·지리산·한라산…"눈꽃이 수줍게 말을 건네요"

입력 2022-02-10 16:40   수정 2022-02-11 02:22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지났지만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겨울다운 정취를 한껏 느끼고 싶다면 눈꽃산행을 떠나볼 것을 권한다. 폭신폭신하게 소복이 쌓인 눈길을 밟으며 상고대 터널을 지나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여행지로는 전북 무주의 덕유산이 먼저 꼽힌다. 남쪽 지방에 있지만 적설량이 많은 편이라 상고대 핀 설경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정상 부근까지 케이블카가 있어 등산 초보자도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덕유산리조트에서 케이블카를 10여 분간 타고 내린 뒤 30여 분만 걸으면 정상인 향적봉에 도착한다.

강원도 태백산도 비교적 코스가 짧고 쉬워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이다. 흔히 찾는 코스인 장군봉까지 왕복 4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 부근에 도착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주목 군락지를 마주하는데, 한겨울이면 흰 눈으로 뒤덮인 주목 군락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등산 홀릭’을 자처한다면 지리산 천왕봉 설산 등반에 도전해보자. 지리산 종주 코스로 유명한 장터목을 거쳐 오르는 가장 높은 봉우리인 천왕봉 정상에선 굽이치는 능선들이 한 폭의 그림 같은 비경을 연출하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인근의 좀 더 낮은 봉우리인 깃대봉, 촛대봉에서도 멋진 설경을 연출하지만 천왕봉에서 보는 설경이 단연 으뜸이다. 해발고도 1915m인 천왕봉에서 일출까지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등반하면 금상첨화다.

등산 고수는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해발고도 1950m의 한라산 백록담을 가보자. 백록담에서 바라보는 설경은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백록담에 오르는 코스는 성판악과 관음사 두 개 코스가 있다. 관음사 코스가 경치는 빼어나지만, 완만한 산길의 성판악 코스가 좀 더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등산 초보도 한라산에 오를 수 있다. 왕복 3시간 정도인 영실 코스를 가면 된다. 등반 시작 1시간 내에 겨울왕국 같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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