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 출신 저널리스트 찰스 아서는 이런 흐름에 ‘소셜온난화’라는 이름을 붙이고 《소셜온난화》를 통해 소셜미디어가 나타난 뒤로 사회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망라해 소개한다. 저자는 “소셜온난화는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이 진보하면서 의도와 다르게 나타난 부작용”이라며 “온난화처럼 이런 현상은 점진적으로 퍼진다. 상황이 악화되는 순간에도 깨닫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소셜온난화는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시작됐다.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는 40억 명을 넘는다. 스마트폰은 인류를 소셜미디어로 연결한다. 약 18억 명이 매일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유튜브에선 매일 50억 편의 동영상이 재생된다.
저자가 기계를 탓하려는 건 아니다. 이용자들이 중독되도록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긴밀하게 짜놓은 알고리즘을 비판한다. 페이스북 등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의 주목을 끄는 게시물을 알아내고 추천하며 끝없이 ‘참여’를 유도한다. 그 결과 사용자들은 더 자주 로그인하고 더 오래 머문다.
하지만 알고리즘에 도덕은 빠져 있다. 혐오 표현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주장이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확산 효과가 좋다. 저자는 “최근 페이스북 극단주의자 그룹에 가입한 이용자들의 60%가 알고리즘이 추천한 대로 이끌린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동안 극단적인 주장에 편승하는 동조효과는 강화됐다”고 역설한다.
알고리즘의 횡포를 막을 방법은 없다. 규제와 제약은 없고 플랫폼 검열은 금지돼 있어서다. 1996년 제정된 미국 통신품위법 제230조는 온라인 게시물의 주인은 웹사이트가 아니라 게시자라고 규정했다. 저자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콘텐츠를 관리하지만 법적 책임이 없어 적극적으로 혐오를 제지하지 않는다”며 “조회 수가 높은 혐오 콘텐츠에 광고가 더 붙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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