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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이 광고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세계 최대 광고회사 WPP 등과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다. 미 광고업계에서는 레딧 이용자들의 충성도와 성향 등을 놓고 광고주들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딧이 3억3000만명의 열성 이용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광고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WPP 등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레딧은 WPP 외에도 여러 광고대행사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광고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먹거리들을 찾기 위해서다.
레딧은 지난해 초 '밈 주식' 열풍을 이끈 커뮤니티다. 밈 주식은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을 뜻한다. 개인투자자들은 레딧의 커뮤니티에 모여 투자종목과 정보를 공유했다. 레딧 이용자들의 선호도와 관심 정도에 따라 주가가 좌지우지되는 일도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게임스톱 공매도 사태다.
레딧은 밈 주식 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자 지난해 말 IPO를 발표했다. "2022년 상반기에 150억달러(약 17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아 미국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FT는 "레딧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광고수익을 더 내야 한다는 판단에서 WPP 등 여러 광고대행사와 협업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딧은 커뮤니티 이용자인 레디터(Redditor)들이 지불하는 사이트 이용료(B2C), 광고사업(B2B) 등에서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번 광고대행사 제휴 추진은 광고사업을 더 체계화하고 확장하려는 행보라는 설명이다. 레딧은 지난해엔 사내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카르마랩'을 설립한 뒤 HBO맥스 어도비 등 600여곳의 광고주와 함께 레디터들의 대화창에 광고를 끼워넣는 상품을 선보이는 등 광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레디터들의 사이트 충성도가 높다는 점은 광고주들에 매력적이다. 레디터들이 레딧에 머무는 시간은 1인당 하루 평균 34분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FT는 "대부분 기업들은 레디터들의 극단주의적·열성적인 글들과 엮이기 싫어한다"면서 "레딧으로선 새로운 광고주와 레디터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콘텐츠 수위 조정 문제는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테크기업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난제다. 레딧 역시 2020년 인종차별주의, 음모론 등으로 팽배했던 최대 커뮤니티를 폐쇄해야 했던 전례가 있다.
레딧의 익명성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광고업계 임원들은 "관심 기반 광고사업 모델이 과연 확장가능한 사업인지 의문이라는 점에서 해당 플랫폼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레디터는 온라인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구글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들에 비해 레딧이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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