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경유 가격…아시아 지역 트럭 운전기사 불만 고조

입력 2022-02-11 15:22   수정 2022-03-10 00:01



아시아 각국의 트럭 운전기사들이 파업과 시위에 돌입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경유 가격 급등까지 겹쳐 수익이 쪼그라들자 정부 지원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생산 차질에 따른 중국산 경유 공급이 급감하면서 아시아 경유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11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한 물류 수요도 경유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유회사 인디언오일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유 가격은 L당 94.14루피(약 1497원)로 1년 전(67루피)보다 40%가량 올랐다. 에너지 소비는 증가하는데 비축량은 감소한 영향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은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태국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트럭 운전기사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태국 정부는 "연료 보조금은 연간 73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시위대의 추가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시장의 공급망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럭은 아시아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운전기사들의 파업에 들어가면 선적 지연, 항구 혼잡으로 이어져 공급망 마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국제 유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트럭 운전기사들의 저항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트럭 운전기사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려왔다. 인도에서는 화물 차량 운영비가 지난 1년간 15~20% 인상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나빈 굽타 전인도자동차운송협회 사무총장은 "경유 가격이 3월 이후에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정부에 경유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화물 운임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셰리 고 싱가포르 운수협회 회장은 "싱가포르 화물업계의 경우 연료비가 월 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운임을 인상할 수밖에 없어 다른 산업으로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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