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1일 열린 ‘202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특징과 현황’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작년 7월 말 기준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등 4대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은 347개였으며 이 중 35%에 해당하는 120여 개가 김치코인이었다.
박 교수는 “테라(Terra) 클레이튼(Klaytn) 아이콘(ICON)을 제외한 김치코인 상당수의 거래가 특정 거래소에 쏠려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8월 22일 기준으로 메디블록(99.5%) 엠블(99.6%) 센티넬프로토콜(99.2%) 디카르고(98.8%) 메타디움(97.4%) 보라(96%) 밀크(93.6%) 등의 거래가 업비트에서 90% 이상 이뤄졌다.
박 교수는 특정 거래소에 몰리는 김치코인일수록 불공정 거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여러 거래소에서 거래되면 일물일가의 법칙과 차익거래 영향으로 시세 조종이 쉽지 않다”며 “단일 거래소에 거래가 몰려 있으면 자전거래(이해관계자가 코인을 사고팔아 시세를 조작하는 것)와 시세 조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김치코인의 거래량이 과도하게 많은 것도 부당거래를 의심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은 하루 거래량이 시가총액의 3~4%, 이더리움은 5~6%에 불과하다”며 “하루 거래량이 시가총액의 100%를 넘어서는 김치코인은 불공정 거래가 의심된다”고 평가했다.
김치코인 가운데 플레이댑은 2021년 7월 기준 거래량이 시가총액의 15배, 특정 거래소 거래량 비중은 99.7%에 달했다. 코박은 거래량이 14.3배에 이르렀고, 특정거래소 거래 비중은 99.85%였다. 헌트는 6.8배, 95.9%를 기록했고 토카막네트워크는 2.5배, 100%였다.
플레이댑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플레이댑의 경우 불공정거래는 없다"며 "가상자산거래의 특징(주식 시장대비 24시간 거래, 상하한가 없음, 단타 많음)을 고려할 때 시총 대비 거래량만으로 불공정거래가 의심된다고 하는 것은 자의적인 기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플레이댑은 글로벌 1,2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상장된 유일한 한국 팀의 프로젝트"라며 "시가총액도 글로벌 100위 권에 있는 만큼 국내 일부 거래소에서만 거래된 코인들과 같은 맥락으로 언급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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