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괴한에게 인질로 붙잡힌 어머니를 구한 딸의 사연이 화제다. 어머니가 늘 공유하던 온라인 단어 맞히기 게임 '워들' 결과를 보내지 않자 안부를 염려한 딸이 경찰이 신고한 덕에 어머니가 구출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CBS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링컨우드에 거주하는 드니즈 홀트(80·사진)의 집에 한 남성이 벌거벗은 채로 침입했다. 괴한은 홀트를 협박해 17시간 넘게 감금했으나 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보도에 따르면 괴한은 유리창을 깨고 홀트의 집에 침입해 자고 있던 홀트를 협박했다. 벌거벗은 상태였던 괴한은 홀트를 집 안 이리저리 끌고 다녔고, 전화선을 끊었다. 이후 부엌에서 칼 두 개를 가져간 괴한은 홀트를 지하 화장실에 가뒀다.
홀트는 창문이 없는 지하 화장실에서 17시간 동안 갇혀있어야 했다. 다행인 점은 홀트가 오랜 시간 잡혀 있는 동안 가족과 친구들이 이상을 알아차렸다는 점이다.
멀리 떨어진 시애틀에 살고 있는 홀트의 딸인 메레디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메레디스는 엄마가 메시지를 읽지 않고 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고, 꾸준히 보내주던 워들 결과를 보내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홀트는 "큰딸에게 아침에 워들(온라인 게임) 결과를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점이 딸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CBS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홀트의 딸은 링컨우드 경찰에 연락했고, 신고를 받고 집을 방문한 경찰관은 홀트 구출에 성공했다. 경찰은 침입자와 몇 시간의 대치 끝에 전기충격기로 침입자를 구속했다. 경찰은 침입자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홀트는 "나는 운이 좋았다"며 웃음지었다.
구조의 실마리가 된 워들은 최근 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온라인 단어게임이다. 십자말풀이를 기반으로 한 무료 게임으로 결과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온라인에 공유할 수 있어 매일 수백만 명이 방문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워들을 인수해 화제를 낳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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