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해방구'에서 우승 갈증 날린 셰플러

입력 2022-02-14 12:02   수정 2022-02-28 00:31


202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신인왕 스코티 셰플러(26·미국)가 연장 3차전에서 나온 8m 버디 퍼트로 ‘무관(無冠)’의 꼬리표를 뗐다. 데뷔 후 71경기 만이다.

셰플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2021~2022시즌 PGA투어 WM 피닉스오픈(총상금 87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적어냈다. 동타를 친 패트릭 캔틀레이(30·미국)와 연장에 돌입했고, 연장 3차전에서 8m 버디 퍼트를 꽂아 넣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캔틀레이는 셰플러보다 짧은 약 3m 퍼트를 놓쳐 우승을 내줬다.

신인상이 말해주듯 셰플러는 정상급 기량에도 좀처럼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지난 4개 메이저대회에서 세 번 톱10에 들었고, 2020년 노던 트러스트 2라운드에선 59타를 친 적도 있다. 올 시즌 휴스턴 오픈에서 준우승, 타이거 우즈 재단 주최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챌린지에서도 준우승했다.

셰플러는 이날 전반에 버디 3개를 잡고도 보기 3개를 범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4타를 줄여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셰플러는 18번홀(파4)에서 약 3m 버디 찬스를 잡으며 끝낼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넣지 못해 연장전에 들어갔다.

셰플러는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 경쟁을 벌였던 캔틀레이를 상대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 1차 연장에선 캔틀레이의 2m 버디 퍼트가 벗어나 가까스로 살아났고, 2차 연장에선 정규 타수로 그린 위에 공을 올리지 못했으나 파를 지켰다. 3차 연장에선 티샷이 벙커에 들어갔으나 그린 위에 올린 뒤 버디로 연결해 우승을 확정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해 ‘깜짝 우승’을 예고했던 신인 사히스 티갈라(24·미국)는 17번홀(파4) 티샷이 물에 빠지면서 첫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그는 최종합계 15언더파를 쳐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브룩스 켑카(32)와 잰더 쇼펄레(29·이상 미국)도 공동 3위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시우(27) 강성훈(35)이 8언더파 공동 26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만 명의 갤러리가 고성과 음주 응원을 펼쳐 ‘골프 해방구’로 불리는 16번홀(파3)에선 모처럼 홀인원 잔치가 벌어졌다. 전날 3라운드에선 샘 라이더(32·미국)가 홀인원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 7년 만에 이 홀에서 나온 홀인원이다. 최종 라운드에선 카를로스 오르티스(30·멕시코)가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2만 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이 홀을 둘러싸 ‘콜로세움’으로도 불리는 이 홀에서 홀인원이 나오자 관중은 맥주캔을 던지며 환호했다. 코스에 떨어진 병을 치우느라 경기가 이틀 연속 15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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