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곳곳에서 자가격리 및 입국 제한 조치 완화 움직임이 보이자 국내 항공사들이 재도약 준비에 나섰다. 본격적인 여객 수요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반등의 기회를 엿보겠다는 취지다.
지난 13일 일본 정부는 오는 3월부터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조치를 제한적으로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일 입국자 수를 3500명까지 늘리고 격리 기간은 현재 7일에서 3일 이하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외 인기 여행지인 태국과 하와이도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태국은 이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무격리 입국할 수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 부지사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봄부터 여행 제한 조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년 가까이 국경을 봉쇄해 온 호주도 이달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2회 이상 접종한 외국인 관광객에 한해 입국을 허용한다.
항공사들은 해외 여행객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을 기대하며 조금씩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으로 인한 노선 재분배 수혜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3월 'A330-300' 1호기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A330-300기는 유럽, 미주까지 운항이 가능한 중장거리용 비행기다. 지난달 인천~싱가포르 노선으로 국제선에 처음 취항한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미주 취항도 계획 중이다. 제주항공도 중거리 운항이 가능한 B737-MAX 기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형 항공사들도 장거리 노선 재정비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부터 인천~하와이 노선을 다시 운항한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해당 노선 운항을 중단한 지 2년 만이다. 운항 재개를 기념해 이달 25일까지 하와이행 왕복 항공권을 101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항공포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월 2째주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 수는 4만466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2만216명) 대비 조금 회복된 것은 맞지만 여객 수요가 완전한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긴 어렵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월2째주에는 122만723명이 국제선을 이용했다.
업계에서도 올 하반기 이후에야 해외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을뿐더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이슈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도 변수다.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2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0%가 '올 하반기 이후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회복되려면 해외 입국 조치가 풀리는 것에 더해 국내 자가격리 조치도 같이 완화돼야 한다"며 "'회복다운 회복'은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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