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러시아발 원자재 공급난→인플레이션 자극→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정책 강화→스태그플레이션’ 사이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러시아의 세계 천연가스, 원유 생산 비중은 각각 16%, 12%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 등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면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 중단으로 맞설 수 있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공급난으로 물가 수준이 더 높아지면 미 Fed의 긴축정책 속도는 최근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Fed의 강도 높은 긴축정책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164개 기업 중 70.1%(115개)는 추정치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이는 2019년(62.8%)과 지난해(63.0%)를 웃도는 수치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험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예측된 전쟁이 실제로 발생한 이후에는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다”며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을 반영해 주가가 조정을 받은 만큼 실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현금 비중을 늘리고 추가 하락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6일 공개되는 1월 미국 소매판매·산업생산지표와 17일 나오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경기와 통화정책 간 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다”며 “최대한 현금 비중을 확보하고 금융·통신 등 방어주 성격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성미/서형교 기자 smsh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