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전성시대다. 전통 렌털 제품인 정수기뿐 아니라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 제품을 렌털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가전 렌털 시장이 커지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업체가 늘어나는 추세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원을 넘겼고 2025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렌털업계에선 올해 혁신 제품군을 대폭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혼자서 필터를 교환하는 공기청정기 등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상품 라인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대표적 혁신 제품은 ‘노블’ 컬렉션이다. 코웨이 노블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혁신 기술을 겸비한 코웨이만의 프리미엄 환경가전 브랜드다. 특히 노블 정수기 시리즈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 모션 파우셋’ 기능을 탑재했다. 평소에는 파우셋(물이 나오는 부분)이 제품 내부에 숨겨져 있다가 사용할 때만 컵을 자동으로 인식해 파우셋이 노출되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파우셋 오염을 사전에 차단하고 초소형 사이즈와 매끄러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기기 상태와 이상 여부를 실시간 감지하고 휴대폰으로 사용 현황, 필터 교체 시기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것도 강점이다.
노블 공기청정기는 일반적 공기청정기 형태에서 벗어나 조형적 디자인을 적용한 것도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간결한 직선 구조의 정사각 타워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색상은 실내 공간과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자연의 소재를 모티브로 구성했다. 이 제품은 ‘2021 대한민국 혁신대상’에서 신기술혁신상을 받았고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iF, IDEA, 레드닷, 굿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하며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SK매직은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렌털업계에서 성장성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친환경 기능과 소재를 적용한 자가 관리형 무전원 정수기 ‘에코미니 정수기 그린41’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외부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를 고려해 필터를 스스로 교체할 수 있는 자가 관리형 제품인 게 특징이다. 전력 소비 없이 수압을 이용한 정수 전용 제품으로 전기 요금과 소음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 정수기는 생산과 포장, 사용 단계에서 모두 친환경 소재와 기능을 전면 적용했다. 제품 내·외장 모두에 친환경 플라스틱(PCR-ABS)을 적용해 41개 페트병(500mL 기준)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공기 살균 기능을 갖춘 공기청정기도 SK매직의 주요 렌털 상품이다. 작년부터 선보인 ‘올클린 공기청정기 바이러스핏’은 자외선 살균 기능으로 공기를 매개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휴먼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 공기 중 떠다니는 각종 유해 바이러스와 세균을 99.9% 감소시킨다. 또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 시기가 지나 필터 수명이 완전히 소진되더라도 부유 공기 중 유해 바이러스와 세균을 약 80%까지 살균·청정한다.
사용자별(최대 2명)로 온수, 변좌, 온풍, 온도, 수압 세기, 노즐 위치 등 설정을 저장하는 사용자 저장 기능과 일반 비데보다 수압을 두 배 이상 높인 터보 수압 모드 등이 들어가 있다. 렌털하는 고객은 4개월마다 전문 케어매니저가 방문해 필터와 노즐팁 교체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크기를 슬림하게 제작했고 최근 렌털업계 트렌드를 반영해 위생성을 끌어올린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교원그룹의 가전 브랜드 웰스는 지난해 ‘수면케어 매트리스’를 출시해 렌털업계에서 최초로 수면 건강까지 관리하는 ‘슬립테크’ 기기를 선보였다. 위생 관리에 집중된 기존 매트리스 렌털 방식을 벗어나 수면 데이터 측정·관리, 건강 상담 서비스까지 갖춘 건강 솔루션을 제시하며 신규 고객을 유치 중이다. 이를 위해 웰스의 수면 케어 매트리스 라인업에는 ‘웰스 사물인터넷(IoT) 수면 기어’를 넣었다. 호흡 변화에 따른 미세 압력 차이와 수면 호흡음을 센서로 감지해 코골이, 수면 불규칙 호흡 등 수면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웰스 IoT 앱으로 자동 전송돼 사용자가 본인의 수면 상태를 매일 확인할 수 있다.
웰스는 언제 어느 곳에서든 손쉽게 친환경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웰스팜’도 렌털 제품으로 선보였다. 채소를 키우는 가전제품과 채소 모종 배송서비스를 하나로 합친 업계 최초의 렌털 상품이다. 스마트팜 팩토리에서 이제 막 자라난 어린 채소를 신선함을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2개월마다 배송받을 수 있다. 웰스 관계자는 “친환경 채소를 사계절 집에서 직접 키우고 원할 때 수확해 바로 먹을 수 있다”며 “필요한 양만큼만 수확해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가치 소비와 그린라이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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