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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산철강이 니켈값 하락을 점쳤다가 신원 미상의 니켈 비축업자 때문에 진퇴양난에 놓였다. 칭산철강은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 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은 "칭산철강의 시앙 광다 회장은 향후 니켈 가격이 하락하는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니켈 관련 파생상품에 대규모 숏베팅에 나섰다"고 15일 보도했다. 시앙 광다 회장은 중국 원자재 업계에서 거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블룸버그는 "상품 가격 전망에 대한 파생상품 베팅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최근 니켈 가격 변동을 부추기는 시장 드라마의 중심에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니켈 시장은 다른 이유로 술렁이고 있다. 니켈 비축량을 대폭 늘리며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신원 미상의 비축업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9일 기준으로 니켈 재고의 절반 가량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비축업자는 LME에서 실물 보관에 따라 발행한 니켈 창고증권의 50~80%를 소유하고 있다. 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니켈 비축업자에 의해 니켈 가격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앙 광다 회장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게 원자재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니켈값은 지난 한 해 동안 25%이상 급등했다. 1월엔 1톤당 2만3000달러(약 2700만원)를 돌파하며 1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후변화 대응 등 친환경 흐름에 따라 전기자동차 수요가 대폭 확대된 반면 공급이 빠듯해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LME의 니켈 재고량은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고, 현물값은 3개월물 선물계약 가격에 맞먹는 프리미엄에 도달했다. 맥쿼리 증권의 선임 원자재컨설턴트 짐 레넌은 "LME가 (니켈 수급 불일치로) 다소 간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칭산철강과 신원 미상의 비축업자 간 알력 다툼은 '소수 시장 플레이어들의 좌지우지로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니켈이 배터리 생산 비용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칭산철강은 지난해 초에는 니켈 가격 대폭락을 촉발시킨 적도 있다. 작년 3월초 한 주만에 니켈 값이 18% 이상 빠졌다. 이는 칭산철강이 "니켈을 제련할 때 나오는 중간 생산물인 니켈매트를 배터리용 니켈로 가공하는 신기술을 통해 니켈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힌 데 따른 시장 혼란이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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