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16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다. ‘에이스’ 최민정(24)과 이유빈(21), 김아랑(27)이 준준결승부터 출전한다. 이날 메달이 걸려 있는 결승전까지 모두 열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2개(1000m, 3000m 계주)를 수확했다. 그러나 3개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은 멈춰설 위기다. 여자 대표팀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일곱 차례 올림픽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무관’으로 돌아선 건 2010년 밴쿠버 대회가 유일하다. 2014년 소치 대회, 2018년 평창 대회에서도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남은 종목은 1500m뿐이다.
한국은 여자 1500m의 전통적인 강자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500m에서 역대 5개의 금메달 중 3개를 가져왔다. 그중 하나를 최민정이 평창에서 따냈다.
최민정은 타이틀을 방어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스휠팅은 3000m 계주와 10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5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그동안 경쟁했던 선수는 모두 내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데 있어 자극제 역할을 했다. 스휠팅도 내게 그런 선수”라며 “(스휠팅과) 함께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항상 장거리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며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황대헌(23), 이준서(22), 박장혁(24), 곽윤기(33), 김동욱(29) 등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캐나다, 이탈리아, 중국과 레이스를 펼친다. 한국 남자가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건 1992년 알베르빌, 2006년 토리노 대회 등 두 차례다. 16년 만의 금메달 도전이다.
앞서 열린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황대헌은 ‘다관왕’ 계보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4개 대회 연속 다관왕을 배출했다. 토리노 대회에선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과 진선유, 2010 밴쿠버 대회의 이정수, 2014년 소치 대회의 박승희, 2018 평창 대회의 최민정 등이 다관왕의 명맥을 이어왔다. 황대헌은 “주변의 기대가 부담되긴 하지만 (2관왕 달성이) 욕심난다”며 “모두와 함께 마지막에 활짝 웃고 싶다. 후련하게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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