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조세포탈 혐의' 구본상 LIG 회장, 1심 무죄

입력 2022-02-15 16:09   수정 2022-02-15 16:42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1300억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권성수 박성제 박사랑)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 임원 4명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LIG그룹 주식 시가를 잘못 평가해 조세를 포탈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한 당시 두 형제 모두 복역 중이라 등기서신을 통해 거래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증여세 919억원, 양도소득세 399억원, 증권거래세 10억원 등 총 133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LIG의 주식 평가액(주당 1만481원)을 주당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하고, 한 달 뒤 허위 평가 가격으로 매수해 금융거래를 조작했다고 봤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 대주주가 상호 간 주식을 매매하면 매매 후 3개월 안에 유가증권신고 예정인 자회사의 공모가를 반영해야 한다.

검찰은 LIG넥스원은 상장을 위해 2015년 ‘8월6일’ 유가증권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 구 회장 등은 3개월 이내인 2015년 ‘6월30일’ 주식 매매 대금을 대주주들에게 송금했기 때문에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해 그룹 주식 가격을 평가해야 한다고 봤다. .

그러나 재판부는 "주식 시가 평가를 위한 평가 기준일은 매매 대금 송금날이 아닌, 주주명부가 작성된 2015년 6월 3일로 보는게 맞다"며 "또한 유가증권신고일은 최초신고일이 아닌 공모가격 확정신고일로 보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즉, 두 기간 사이에 3개월 이상 차이가나기 때문에 공모가를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다.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이 조세 포탈 행위를 지시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식 거래나 조세 납부액 등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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