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수업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수요·공급곡선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고 공급이 감소해 균형을 이룬다. 가격이 하락하면 그 반대 움직임을 보인다. 반면 디지털 경제에선 비용이 줄어들면 공급이 늘어난다. 수요·공급 곡선으로 따져보면 역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집적회로, 데이터 저장, 대역폭(주파수 범위) 등 사례를 생각해보면 디지털 경제에서의 공급 증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자 조지 길더는 “부는 근본적으로 지식”이라면서 물질이 아니라 정보가 성장을 좌우한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같은 기업가들의 원동력이 탐욕에 기반했다는 세간의 주장도 역설적이다. 자본가를 비판하는 사람 대부분은 자신이 자본가가 되기에는 매우 게으른 경향이 있다.
보상과 처벌에 반응하는 스키너상자 속 실험동물과 자본주의 속 기업가들의 행동양식은 다르다고 길더는 지적했다. 여기에도 정보가 작용한다. 만약 기업인의 창의성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 사회주의의 계획경제는 왜 실패했겠는가? 이 원리를 카를 마르크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은 이해하지 못했다.
길더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역설의 연관성이 크며 “타인과 기꺼이 나눌 때만 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식과 자본을 투입해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줄이고 학습곡선의 원리를 적용하는 게 부를 생산하는 길이다. 아이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함으로써 기업가는 고객의 부를 확대한다. 따라서 자본주의는 탐욕스럽지 않다. 오히려 성실한 자선이다. 다만 길더는 “지식을 축적하는 데 가장 한정된 자원은 시간”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돈은 찍어낼 수 있어도 시간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이 시점에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년 동안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을 잊어버리고 경제 성장의 연료는 지식이라는 점에 집중하라.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Wealth Is Knowledge’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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