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3% 뛴 빕스…비법은 '와인 무제한'

입력 2022-02-16 17:10   수정 2022-02-17 01:56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CJ푸드빌 외식업체 빕스가 위기 타개책으로 꺼내든 매장 고급화 전략이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와인 열풍을 반영해 선보인 와인 샤퀴테리존(와인 무제한) 도입 매장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16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해 샤퀴테리존을 도입한 매장의 개점 전후 2주간 하루평균 매출을 비교한 결과 93% 이상 급증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샤퀴테리존이 매장 방문객 수는 물론 매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와인 소비량이 급증하고 와인 문화 저변이 확대되자 총 27개 매장 가운데 19개 매장을 와인 샤퀴테리존을 적용해 리뉴얼했다. 샤퀴테리는 염장, 훈연, 건조 등을 거쳐 만든 하몽, 프로슈토, 잠봉 등 육가공품을 의미한다. 와인에 곁들이는 안주로 많이 먹는다. 빕스 사퀴테리존에선 샤퀴테리 외에 에멘탈, 그라나파다노 치즈와 애플·베리 콩포트, 견과류 등 와인 안주로 즐기기 좋은 타파스 등을 내놓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도 특급 호텔 수준으로 고급스럽게 바꿨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하다)’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이 늘고 있다”며 “19개 매장에서 하루평균 소비되는 와인이 500병에 이른다”고 말했다.

매장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스테이크 메뉴 개발에도 힘썼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스모크 우드박스 스테이크’는 부동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스테이크와 사이드 메뉴를 우드 박스로 덮어 훈연해 맛과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시그니처 메뉴 등에 힘입어 빕스 전체 매장의 스테이크 판매량은 월 2만 개까지 늘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단순한 매장 고급화에 머물지 않고 전반적인 외식 문화와 콘텐츠 조사를 기반으로 리뉴얼 전략을 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은 최근 수년간 수익성이 낮은 외식 매장을 과감하게 닫고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기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배달 서비스와 레스토랑 간편식(RMR) 등 비대면 매출 확대를 꾀했다. 여기에 K베이커리 붐에 힘입어 미국 뚜레쥬르 등 해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CJ푸드빌은 지난해 7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 부문이 큰 타격을 받아 영업적자 폭이 490억원으로 커졌음을 감안하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셈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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