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독점 노림수?…구글, 개인정보 제공 막는다

입력 2022-02-17 00:29   수정 2022-02-17 01:49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기록된 개인 데이터를 제3자에게 넘기는 행위를 제한한다. 애플의 비슷한 개인정보 보호 조치로 이미 타격을 받은 메타 등 광고업체들의 사업성이 크게 악화할 전망이다. 반대로 개인 데이터를 독점하게 된 구글의 광고시장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구글, OS 데이터 제3자 제공 막아
구글은 자사의 글로벌 블로그를 통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제도를 운용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안드로이드에 쌓여 있는 개인 이용자 데이터를 외부 앱 개발자들에게 공유하는 것을 막는 게 골자다. 지금까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이용자 휴대폰마다 ‘광고ID’를 생성해 이용자 앱 활동 내역을 데이터화했고, 이를 제3자에게 판매해왔다. 데이터를 받은 외부 앱 개발자들은 OS 데이터로 자신의 앱 내에서 타깃 광고를 하는 데 활용해왔다.


구글은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담은 광고ID를 판매하는 대신 이용자의 관심사를 350개 토픽으로 분류해 담아내 판매하는 대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에 베타 테스트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며, 새 정책의 연착륙을 위해 기존 광고ID를 판매하는 방식은 최소 2년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건강한 앱 생태계를 꾸리기 위해선 디지털 광고산업이 이용자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며 “구글은 은밀한 데이터 수집의 가능성을 줄이는 기술을 계속해서 탐색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지난해 웹상에서도 이용자 데이터 보호 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웹상에서 생성되는 ‘쿠키’ 수집 행위를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쿠키란 이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자동으로 생성하는 파일을 말한다. 개인 검색 내용, 아이디·비밀번호 등 상세한 개인 정보가 담겨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4월부터 모바일 운영체제 iOS에 쌓이는 개인 데이터를 제3자에게 파는 행위를 제한했다. 이용자에게 일일이 개인정보 허용 여부를 물어 개인 데이터 외부 유출을 막을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시장 장악 위한 구글의 전략”
앱 개발자들은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토픽으로 분류하는 새로운 대안을 내놨지만 OS 내 활동 데이터를 그대로 전송했던 광고ID 방식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제3의 앱 개발자에겐 사실상 개인 데이터 제한”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지난해 애플의 정책 변경 이후 큰 피해를 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 줄어든 126억달러를 기록했다. 메타는 “애플 운영체제인 iOS의 개인정보처리 방침 변경과 거시경제적 문제를 포함한 복합적 요인으로 경영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 다음날 메타 주가는 26% 넘게 폭락했다.

이에 구글의 광고 시장 독점을 위한 복안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은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30%(지난해 기준)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1등 사업자다. 광고ID를 제공하며 외부 앱 개발자들의 광고 사업을 돕는 동시에 스스로 광고 사업을 운영해 왔다. IT업계 관계자는 “더 정밀한 타깃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데이터의 값어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당장은 광고ID 판매 수익이 줄겠지만 이번 정책으로 구글은 디지털 광고 시장을 독점하며 장기적으로 매출을 더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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