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꼬마빌딩, 증축 리모델링으로 '변신'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2-02-21 09:22   수정 2022-02-21 10:10


최근 대도시에서 소규모 재개발, 재건축이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개발과 재건축을 하려면 일정 규모를 갖춰야 하기에 나 홀로 된 꼬마빌딩의 경우 요건에 맞지 않아 오래된 건물로 남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재건축이 가능하더라도 기존 상가에서 요구하는 권리금이 발목을 잡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주변 곳곳에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강남구 테헤란로에는 20층 넘는 고층 빌딩이 줄지어 있지만, 3층짜리 오래된 건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강남역 주변이나 압구정동, 홍대 입구 등에서도 재건축을 하지 못한 꼬마빌딩이 즐비합니다. 그러면 이런 꼬마빌딩은 단순히 인테리어만 바꿔서 계속 그 공간을 사용해야 할까요?

해답은 최근 평균 2599대 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로 관심을 끌었던 아파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모델링 일반분양 첫 사례인 '송파 더 플래티넘'이 그 사례입니다.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았는데, 지하 1층에서 지상 15층 2개 동 아파트를 지하 3층에서 지상 16층 2개 동으로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합니다.

용적률이 높은 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성이 낮다 보니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선 후보들이 용적률을 500%대로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 열기가 다소 시들해졌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꼬마빌딩에 유용하게 활용될 기법으로 보입니다.

쌍용건설은 송파 더 플레티넘 지하층을 2개 층 늘릴 예정입니다. 보강말뚝과 기초확장, 뜬구조지지와 토류벽 등을 활용하는 공법인데, 이를 활용하면 기존 건물의 지하층을 늘리고 지상층도 더 높이 올릴 수 있습니다. 지하층은 용적률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공법을 꼬마빌딩에 적용하면 1층이나 2층, 지하층 상가가 영업을 계속하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재건축의 장애물이던 권리금 요구를 피하는 것은 물론 명도 등의 복잡한 법적 절차 없이도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리모델링을 하면 낡고 오래된 꼬마빌딩의 공간을 확장하면서 수직으로 증축된 공간은 공유형 주거 등을 넣어 수익성을 높이고, 지하에는 더 많은 주차시설을 추가해 도심 내 주차난도 해소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미 리모델링 관련된 법규들이 많이 완화됐고, 새로운 증축공법들도 지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힘든 곳들은 이와 같은 리모델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도시의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꼬마빌딩을 몇 층까지 올릴 수 있는지, 지하층은 더 내릴 수 있는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하증축·지상증축 리모델링은 기존 꼬마빌딩의 가치를 크게 올려줄 것입니다. 입주해 영업하고 계신 분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공사 기간 다소 불편은 있겠지만, 우중충하던 낡은 건물이 손님을 부르는 멋진 건물로 변모하고 지하주차장도 확충되니 말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역세권에 청년이나 노인을 위한 공유 주거 공간이 들어서면 주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보이는 법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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