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집중 유세에서 현 정부 최대 약점인 ‘부동산 정책 실패’를 물고 늘어졌다. 28번의 부동산 정책 수정을 지적하며 “편 가르기를 위한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선거 전략”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최근 이슈가 된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과 관련해 “부정부패 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선동한다”며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집중 공격했다. 용인 죽전동 테이스티애비뉴에서 한 현장 유세에서 “저는 민주당 사람들이 머리가 나빠서 이런 부동산 정책을 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아주 고의적이고 악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집값을 올려 운 좋게 집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고, 집 없는 사람이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서초 유세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28차례나 일부러 실수할 순 없다”며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고 저격했다. 송파에서는 “송파에 20억원짜리 아파트 산다고 갑부는 아니다. 월급 타서 세금 내기 바쁘다”며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안성에서는 정부·여당을 향해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안성 중앙시장 앞 서인사거리에서 “정부·여당 사람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 네편 가릴 것 없이 부정부패를 일소한다니까 자기들에 대한 정치보복을 한다고 한다”며 “정치보복은 누가 제일 잘하느냐”고 외쳤다. 지지자들이 “문재인”이라고 답하자, 윤 후보는 “옛날에도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이 뒤집어씌우는 건 세계 최고”라며 “자기가 진 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짓지 않은 죄를 만들어 선동하는 건 원래 파시스트와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성남FC 후원금 특혜 의혹도 언급했다. 윤 후보는 “용도변경과 관련된 현안이 있는 기업에 왜 성남FC가 165억원을 거둬들였느냐”며 “165억원의 용처를 대라고 하니 못 댄다고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인구 100만의 성남시를 이렇게 운영했는데, 이런 사람이 5000만 명의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또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민주당은 또 뭐냐”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서울 서초동에서 유세를 마친 뒤 여의도로 발을 돌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만났다. 지난해 11월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난 후 첫 만남이다. 유 전 의원은 “아무 조건도 직책도 없이 열심히 선거를 돕겠다”고 했고, 윤 후보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사람은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 유세를 지원했다. 당 내부에선 국민의힘 ‘원팀’이 출범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성상훈/이동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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