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전문건설사들이 17일 건설업역 규제 폐지로 영세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규제 복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7만여 중소건설업체를 회원사로 둔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는 이날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전문건설 생존권 보장 촉구 궐기대회'를 열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건설업계 경쟁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로 나뉜 시장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공공부문 공사에서, 올해부터는 민간 공사부문에서도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서로 상대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기업이 많은 종합건설업체에 비해 영세한 전문건설업체는 경쟁에서 불리하며 종합업체들이 전문업체 시장을 일방적으로 잠식한다는 게 이들 단체의 입장이다. 통상 종합업체가 공사 전체를 수주하고 분야별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맡기는데, 종합업체가 기존 하도급 분야까지 뛰어든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전문업체 절규를 무시하고 정책을 추진한 결과 수천억원의 대규모 공사를 시공해야 하는 종합업체가 2~3억원짜리 소규모 공사 시장까지 싹쓸이 수주한다"며 "반면 전문업체는 면허가 여러 개 필요하고 종합등록기준도 갖춰야 해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건설산업 선진화를 명목으로 전문건설업계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국토부가 앞에서는 전문업체도 종합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고 말해놓고 실제로는 작은 업체들이 맞출 수 없는 조건으로 진입장벽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전문건설업을 말살하는 건설산업 개편 및 상호시장 개방을 전면 중단하고 유지보수공사의 전문화 역행이라는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토부는 즉시 종합과 전문건설의 업역체계를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건설현장 일선에서 직접 시공을 책임지는 전문건설업이 붕괴하면 건설 안전사고나 공사 품질 저하로 이어져 국민 피해로 귀결된다"며 "대통령 후보들이 나서 잘못된 정책을 과감히 폐기해달라"고도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24일 국토교통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도 추가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정부가 전향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과격 시위가 될 수 있다"며 "업계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전국적 동시 집회 등 추가적인 집단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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