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9시20분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는 30대 재무팀 직원 김씨를 거주하던 오피스텔에서 긴급체포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2016년부터 6년에 걸쳐 회사 장부를 조작하고 은행 잔액 증명서에 맞춰 재무제표를 꾸미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횡령 추정 금액은 245억원으로 계양전기 자기자본 1926억원의 12.7%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양전기는 김씨의 범행을 인지한 15일 경찰에 김씨를 고소했다.
피의자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계좌 추적과 통신 조회 등을 통해 횡령금의 흐름을 추적할 계획이다. 횡령에 가담한 다른 공범이 있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김씨는 사측에 “횡령금을 주식, 비트코인, 도박, 유흥 비용으로 모두 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이번 횡령 사건으로 계양전기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알리고 주식 매매거래를 16일부터 정지시켰다. 1977년 설립된 계양전기는 전동공구, 엔진, 자동차용 모터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15일 종가 기준 계양전기의 시가총액은 1169억원이다.
최근 주식 투자를 위해 회삿돈을 훔치는 횡령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던 이씨가 2215억원을 빼돌리는 사건이 터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회사 계좌에서 자신 명의 증권 계좌로 자금을 이체해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임의 사용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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