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 위 '아름다운 유영'…피겨 톱6 연주하다

입력 2022-02-18 00:13   수정 2022-02-18 00:14


‘김연아 키즈’들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화려하게 비상하며 희망을 쏘아올렸다. 유영(18)과 김예림(19)은 17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6위와 9위에 올랐다. 올림픽에서 한국선수 2명이 톱10에 든 것은 처음이다.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이고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구제로 경기에 나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16)는 실수를 거듭한 끝에 4위에 그쳤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을 70.34점 6위로 마친 유영은 이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142.75점을 따내 총점 213.09점을 기록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OST를 배경으로 연기에 나선 유영은 첫 점프로 자신의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을 무사히 해냈다. 회전 수가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긴 했지만 5.30점을 챙겼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루프도 큰 실수 없이 깔끔하게 수행했다.

풍부한 표정 연기, 우아한 몸짓은 유영의 연기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체인지풋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4를 받으며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를 마친 유영은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기술점수(TES) 74.16점, 예술점수(PCS) 68.59점으로 최종 213.09점을 따내 김연아(32) 이후 올림픽 최고 순위인 6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 당시 연기를 마치고 씩씩하게 퇴장하는 모습으로 ‘피겨장군’이란 별명을 얻은 김예림도 큰 실수 없이 깔끔하게 연기를 소화했다.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선율을 배경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작으로 모든 점프 과제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을 뛴 김예림은 이어진 스텝 시퀀스와 싯스핀을 우아하게 선보이며 첫 올림픽 도전을 마무리했다.

이날도 김예림은 연기를 마친 뒤 양팔을 씩씩하게 흔들며 당차게 퇴장했다. 김예림은 TES 68.61점, PCS 66.24점으로 최종 202.63점, 9위로 첫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유영과 김예림의 첫 올림픽 목표는 ‘완벽한 연기’였다. 비록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모두 톱10에 들며 2026 밀라노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쇼트프로그램을 1위로 마치며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발리예바는 이날 연이은 실수로 자멸했다. 첫 4회전 점프부터 넘어지더니 실수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고 결국 고개를 숙였다. 프리스케이팅에서 141.93점을 획득하는 데 그쳐 총점 224.09점으로 4위를 기록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금메달은 총점 255.95점을 차지한 ROC의 안나 셰르바코바(18)가 차지했다. 셰르바코바와 은메달을 딴 알렉산드라 투르소바(18)는 모두 발리예바와 같이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사단 멤버다. 동메달은 사카모토 가오리(18·일본)가 가져갔다.

조수영/조희찬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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