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스키의 기원은 중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이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있는 신장을 스키의 기원이자 미래로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키는 일반적으로 러시아와 북유럽 인근에서 각지로 퍼졌다고 알려졌으나,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북서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위치한 알타이 지역 해발 9800피트(약 2987m) 바위 돌출부 아래 새겨진 암각화를 근거로 스키가 신장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했다.
2005년 해당 지역의 농부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동굴 아래로 들어갔다가 스키를 타고 있는 사람처럼 그려진 그림을 발견했다는 것. 암각화에는 판자 위에 서 있는 사람 10여 명과 야크나 무스로 보이는 동물 22마리가 그려져 있다. 중국은 암각화 속 사람들이 밟고 서 있는 판자를 스키라고 봤다.
해외 고고학자들은 신장 지역에서 오래 전 스키를 탔다는 역사적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스키가 신장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에는 의문을 표했다. 스키의 기원설은 입증되지 않은, 아직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015년 해당 암각화를 조사한 호주·중국 고고학팀 역시 "스키는 스칸디나비아반도 북부와 러시아, 신장 북부, 몽골 지역에서 기원전 5000년 전 경에 빠르게 퍼져나갔다고 볼 수 있다"는 결론을 지은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외면하고 "우리는 최고 1만 2000년 전부터 스키를 탔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에 WSJ은 "중국 언론이 앞선 연구를 모두 무시하고 전 세계가 중국의 주장을 인정한 것처럼 오도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장 지역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 문제로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WSJ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신장 출신 스키선수 다니거 이라무장이 성화 봉송 주자가 된 점을 언급하며 "위구르족 인권 논란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앞서 중국 신화통신은 이라무장을 소개하며 "인간 스키의 기원에서 올림픽 중앙 무대까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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