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이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세 친구의 서른아홉 해로 첫 포문을 열었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은 시청률 4.5%(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절친 3인방 차미조(손예진 분), 정찬영(전미도 분), 장주희(김지현 분)의 바람 잘 날 없는 일상과 변화의 조짐을 알리는 짜릿한 엔딩을 선사,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먼저 열여덟에 만나 서른아홉이 된 세 친구의 진한 우정을 조명하며 시작됐다. 여전히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콜라 대신 소주를 찾는 것처럼 흐르는 세월에 취향은 변해도 우정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공감의 불을 켰다. 이어 누군가의 장례식장을 비추며 이들 앞에 이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 늘 함께 웃고 떠들 것 같던 세 친구에게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지 호기심을 피워냈다.
궁금증을 자극하며 본격적으로 펼쳐진 세 친구의 일상은 시트콤 그 자체였다. 번지수를 잘못 알고 들이닥친 불륜녀 응징단으로 인해 한순간에 머리채를 잡히고 나란히 경찰서에 앉아 있는 장면은 폭소를 터트렸다. 여기에 쉴새 없이 터지는 세 친구의 티키타카와 뒤늦게 나타난 미조의 언니 차미현(강말금 분)의 우렁찬 기세까지 더해지면서 대환장 전개를 펼쳤다.
이런 상황 속 정찬영의 신경을 건드리는 화두가 등장, 차미조와 정찬영 사이에 날 선 대화가 이어졌다. 전 연인 김진석(이무생 분)과 연을 끊지 못하는 정찬영에게 차미조가 비수를 꽂은 것. 정찬영은 자신을 생각해서 모진 말을 퍼붓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속상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고 날로 근심이 더해갔다.
그런가 하면 차미조와 김선우(연우진 분)의 우연에서 인연으로 이어지는 시퀀스가 로맨틱한 설렘을 안겼다. 온누리보육원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차미조가 놓고 간 손목시계를 김선우가 대신 전해주게 되면서 다시 만났다. 김선우는 다소 차가웠던 보육원에서의 모습과 달리 살짝 취기가 오르자 귀여워진 차미조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어 갔다.
차미조와 김선우는 우연히 공연장에서 또 한번 조우, 이번에는 묘한 기류가 감돌았다. 차미조가 준 작약의 향처럼 치명적인 끌림을 느낀 김선우는 평소 그답지 않게 저돌적으로 다가섰고 결국 둘만의 로맨틱한 시간을 이뤄냈다. 하지만 차미조는 안식년을 위해 떠날 예정이었기에 더이상 인연을 이어가지 않으려 했다. 그녀의 의지에 김선우는 붙잡지 못하고 보내고 말았다.
더는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은 네 번째 만남에서 서로가 스치는 인연이 아님을 깨달았다. 차미조가 안식년을 지내는 동안 병원을 책임질 새 의사 미팅 자리에 김선우가 나타난 것. 비로소 차미조와 김선우의 만남이 시작된 그 순간, 정찬영은 지독했던 김진석과의 인연을 끊으려 이별을 선언,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극과 극의 엔딩으로 1회를 마무리했다.
이렇듯 ‘서른, 아홉’ 첫 회는 누군가는 시작하고 누군가는 끝내는 차미조와 정찬영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바람이 일기 시작하는 서른아홉 살들을 그려냈다. 특히 배꼽 잡는 세 친구의 추억들과 짊어진 삶의 무게 등 희로애락(喜怒哀樂)들이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이는 손예진(차미조 역), 전미도(정찬영 역), 김지현(장주희 역), 연우진(김선우 역), 이무생(김진석 역) 등 배우들의 호연이 빛을 발한 터. 김상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유영아 작가의 감성적인 스토리 위에 활보하는 배우들의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풍성한 감정 이입을 체험케 하며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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