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의 팬들이 김연아의 SNS에 몰려와 비난성 댓글을 달고 있다. 김연아가 발리예바를 겨냥한 비판글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김연아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문으로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적었다.
특정 선수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앞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발리예바에게 경기 출전을 허락한 것이 논란이 된 만큼 이를 비판한 의미로 해석됐다.
이후 발리예바의 팬들은 김연아의 SNS에 몰려와 해당 글에 비난성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이들은 러시아어와 영어로 "발리예바는 아직 15세에 불과하다", "15세 소녀를 질투하냐", "올림픽 정치에 카밀라가 당한 것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중에는 김연아가 발리예바를 사이버 불링하고 있다는 주장도 섞였다.
이들은 손가락 욕설, 구토 이모티콘 등으로 김연아에게 직접적으로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도핑에 예외가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 "발리예바를 그렇게 만든 코치진을 비판하는 것", "비난의 화살이 왜 김연아에게 오냐"라며 맞서고 있다.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출전정지 징계를 철회한 뒤 CAS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대신한 국제검사기구(ITA),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그 이유에 대해 CAS는 "이번 올림픽 기간 도핑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면 발리예바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 기간 발리예바가 모든 도핑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발리예바가 만 16세 미만인 미성년자로 책임이 경미하고, 도핑 검사 결과가 늦게 통보된 점도 고려했다.
그렇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된 발리예바는 지난 17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1.9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82.16점을 더해 최종 합계 224.09점으로 4위에 그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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