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개봉한 영화 ‘조이’에서 조이(제니퍼 로렌스 분)는 방 안에서 드라마에만 빠져 사는 어머니, 바람둥이인 아버지, 무능력한 전남편, 여기에 할머니와 두 아이까지 떠안고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싱글맘이다. 어릴 때는 수많은 것을 만들며 발명가를 꿈꿨던 그는 정작 자신이 꿈꿨던 인생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 속에서 지쳐간다. 어느 날 걸레로 깨진 와인잔을 치우며 손을 다치게 된 조이는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결국 그가 가진 ‘아주 특별한 능력’으로 대성공을 거둔다.
우여곡절 끝에 시제품을 만들었으나 조이는 마땅한 판매채널을 찾지 못한다. 마트 앞에서 직접 제품을 시연하다 쫓겨나는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품질은 좋지만, 다른 걸레 제품에 비해 비싸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해서다. 조이처럼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었음에도 적당한 판로를 찾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데스밸리’라고 한다. 데스밸리는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이나 판로 확보를 못 해 존폐의 갈림길에 서는 창업 후 3~6년 기간을 지칭한다. 이 용어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사이에 있는 국립공원 이름에서 유래했다. 평균기온이 높아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척박한 땅으로 악명 높다.
결국 조이는 홈쇼핑 채널에서 물건을 광고할 기회를 얻는다. 처음에는 쇼호스트가 제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하나도 판매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조이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쇼호스트로 직접 나서 자신이 왜 이 제품을 만들게 됐는지, 이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얼마나 혁신적인지를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호소하며 수만 개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운다. 대걸레뿐만 아니라 수많은 제품을 판매하며 ‘홈쇼핑의 여제’로 승승장구한 그는 자신이 출연한 홈쇼핑 회사에 견줄 만한 회사의 사장이 된다.
요즘 같으면 조이가 홈쇼핑 대신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했을 것이다. 라이브 스트리밍과 커머스의 합성어인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쇼호스트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설명하고 바로 판매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비슷하다.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장벽이 낮아 초보 사업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보니 소통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전통의 TV홈쇼핑 강호들도 라이브커머스 업체들을 잇달아 투자·인수하고 있는 추세다.
김남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2. 미국과 한국의 창업 환경을 비교해보자.
3. 벤처 기업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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