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 이어 아바타도 입는다…레깅스 어디까지 갈까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2-02-19 08:59   수정 2022-02-19 12:09

'인(人·사람)사이트(site·현장)'는 사람을 만나 듣고, 현장을 방문해 직접 본 내용을 토대로 작성합니다.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제보해주세요. 직접 듣고 보고 확인해 업계 얘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남성에 이어 아바타까지 레깅스를 입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레깅스를 소비하는 계층이 다양해지며 젝시믹스 브랜드로 국내 레깅스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남성라인·화장품 등으로 매출 규모를 키움과 동시에 올해 상반기 중 대체불가능토큰(NFT) 제작 및 메타버스 플랫폼 입점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마케팅 담당자를 통해 레깅스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올해 사업 방향성은 '디지털 패션'"…NFT·메타버스 진출 예고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본사에서 만난 이세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마케팅 그룹장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사업 방향성을 '디지털 패션'으로 잡았다. NFT 마켓 '메타갤럭시아'를 운영 중인 '갤럭시아메타버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상반기 NFT 발행을 위해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계획이 실행되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아바타에 레깅스를 비롯한 젝시믹스 제품을 입힐 수 있게된다. 이 그룹장은 "초기단계에 매출이 유의미하게 나오기는 힘들수도 있지만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자 한다"며 "젝시믹스 제품을 경험하고 소유하는 방식을 소비자들에게 다양하게 제공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젝시믹스는 이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담은 3차원(3D) 캐릭터를 개발하고, 브랜드의 대표 제품 등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워크를 제작 중이다. 이 그룹장은 "현재 젝시믹스의 주 소비자층은 20~40대다. 메타버스 주 이용자인 10·20 세대가 미래에 우리 브랜드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며 "미래의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수단으로 메타버스 트렌드를 누구보다 빠르게 접목했다"고 강조했다.
"중심부 드러나지 않게"…남성 회원 수도 13만 명으로 '껑충'

젝시믹스가 미래 소비자를 선점하기 위해 애쓰는 데는 앞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온 레깅스 시장이 남성라인, 해외시장 확대 등을 통해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시장 매출은 2016년 6386억원, 2017년 6801억원, 2018년 7142억원, 2019년 7527억원, 2020년 762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수년 안에 국내 레깅스 시장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레깅스 시장 성장에는 남성 소비자도 기여하고 있다. 2020년 5월 론칭한 젝시믹스 남성라인의 매출 비중은 그해 젝시믹스 전체 매출에서 3%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14%로 증가했다. 자사몰 남성 회원 수 역시 2020년 누적 5만 명에서 올해 2월 기준 약 13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 그룹장은 "젝시믹스 남성라인 제품은 한국 남성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장점이다. 외국인 기준으로 제작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과 달리 국내 체형을 기준으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하의제품 착용 시, 다리가 길고 슬림하게 보여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전문 액티브웨어인 만큼 체온 상승과 발열에 민감한 남성들을 위해 통기성이 좋으면서도 가볍고 얇은 원사를 제품에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그룹장은 실루엣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남성 소비자를 위해 디자인에 신경쓰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여성의 와이(Y)존이 드러나지 않도록 레깅스를 제작해 주목을 받았던 것처럼, 남성용 제품에도 중심부가 드러나지 않는 제작 기법으로 오롯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상의의 경우, 전면부에 다양한 디자인과 안감소재를 사용해 착용 시 도드라지는 가슴 포인트 노출을 막을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전했다.
해외 시장 확대…화장품·골프웨어 통해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활발한 해외 진출 역시 향후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젝시믹스는 기업 간 거래(B2B) 형태로는 중국, 일본, 홍콩, 브루나이, 대만 등을 포함해 17개국에 진출했으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형태로는 아마존, 쇼피 등 쇼핑 플랫폼을 통해 5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해외 시장은 일본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해외 매출의 56%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했다. 이 그룹장은 "일본 소비자의 레깅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데다 한국인과 체형이 비슷하다 보니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2019년 10월 일본에 법인도 설립했다. 이듬해인 2020년 8월에는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에서 요가웨어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호실적을 거두며 입지를 넓혔다. 올 상반기 젝시믹스는 중국, 대만, 카자흐스탄 등으로 해외 유통채널을 넓힐 계획이다.


젝시믹스는 대표 상품인 레깅스 외에 운동과 관련한 상품을 선보이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장품이다. 이 그룹장은 "젝시믹스 고객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운동할 때 바를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2년 정도 연구 끝에 화장품도 론칭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젝시믹스가 2021년 3월 선보인 '젝시믹스 코스메틱 라인'은 운동에 초점을 맞춰 워터프루프 기능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젝시믹스는 앞으로 남성라인, 화장품 제품에 이어 골프웨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그룹장은 "올해는 본격적으로 골프웨어 부문에 정식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 제품 디자인을 확정 중인 단계로 4~5월경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골프웨어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젝시믹스라는 브랜드가 레깅스 브랜드가 아닌 종합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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