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캐스터는 19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녀 매스스타트 중계 시작을 앞두고 "유튜브에 그때 전체 중계 영상이 올라가 있다. 시간이 가능하다면 추후에 다시 설명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주장과 달리 전체 해설 맥락 상 편파 중계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한 듯 배 캐스터는 "다만 (김보름 선수가) 그 이후 힘든 시기를 보내 유감이다"라며 "관심이 무겁고 힘들었을 거라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당시 함께 중계한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 제갈성렬 해설위원도 "(당시) 팀추월 경기는 '빙상인'으로 해설했다. 편파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보름 선수가) 힘든 일을 다 털어버리고 베이징에 다시 섰다. 정말 감사하다. 멋있는 레이스를 펼치길 응원하고 해설하겠다"고 했다.
배 캐스터는 4년 전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에 출전한 김보름의 레이스를 중계하면서 "노선영이 들어와야 한다"며 "팀추월 종목에서 절대 나와선 안되는 세명의 사이가 크게 벌어지는 장면이 나왔다"고 했다. 또 "두 명의 선수가 붙은 채로 노선영 선수는 멀찌감치 남은 채로 도착했다"고 중계하기도 했다. 이틀 후 경기 중계에선 "지금 온 나라가 여자 팀추월의 이해할 수 없는 막판 한 바퀴 때문에 그 이슈에 휩싸여 있다"고 했다.
이날 배 캐스터와 카메라 앞에 선 제갈 감독도 4년 전 중계 때 “팀추월은 끝까지 세 명이 하나가 돼 같이 가야 하는 경기”라며 “노선영 선수가 뒤처지는 걸 못 봤다. 김보름이나 박지우가 노선영을 가운데 넣고 밀어주며 같이 가면 좋았을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경기”라고 했다.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배 캐스터의 중계와 해설을 맡은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 제갈성렬 해설위원이 당시 중계로 논란을 키웠다며 김보름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배 캐스터와 제갈 위원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스피드스케이팅 중계를 맡고 있다.
김보름은 4년 전 평창 여자 팀추월 경기 뒤 동료 노선영(33·은퇴)를 따돌리고 주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노선영이 팀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방송 등을 통해 주장하면서 김보름을 향한 '마녀사냥'에도 불이 붙었다. 하지만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감사 결과 '왕따 주행'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도 지난 16일 김보름이 이 사건과 관련해 노선영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려 김보름 손을 들어줬다.
김보름은 이날 열린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5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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