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당초 공언했던 비용의 5배 이상을 들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이 정부 조달 공고와 건축 기록, 관련 부처 문건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최소 160억 달러(약 19조1000억원)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대회 유치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시설을 재활용하는 등 비용을 절감해 30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2008년 올림픽 시설 5곳을 재활용할 수 있었지만, 최소 10개 시설은 처음부터 새로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발생한 시설 관련 초과 지출만 8억 달러(약 9600억원)가 넘는 것으로 WSJ은 추산했다.
베이징시와 민간 파트너들은 시설 신축 또는 개보수에 15억 달러(약 1조80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3억 달러(약 2조7000억원)가 투입됐다.
WSJ은 중국이 IOC에 보고한 예상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지출한 것은 애초에 간접 비용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개최 신청국은 간접비를 예산 전망치에 포함하지만, 중국은 처음부터 간접비를 빼고 예상 비용을 써냈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회가 치러지는 베이징과 허베이성 장자커우 사이의 고속열차와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데 들어간 120억 달러(약 14조3000억원) 등 간접 비용에 들어간 돈이 총 130억 달러(약 15조5000억원)을 넘어간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도 6800만 달러(약 813억원)라는 예상 밖의 비용이 발생했고, 코로나19 탓에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됐던 관람객 매출은 사라졌다.
벤트 플리비에르 옥스퍼드대 교수는 WSJ에 "중국과 베이징은 이번 올림픽을 개발 프로젝트로 활용했다"며 "이러한 (개발) 비용을 올림픽 비용에 포함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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