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싱크탱크인 컨티뉴엄 이코노믹스의 마이크 갤러허 거시경제 총괄(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컨티뉴엄은 세계 600여 개 금융사 및 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독립 연구기관이다. 갤러허 총괄은 영국 런던에 상주하고 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위협과 압박을 가해 원하는 걸 얻는 스타일”이라며 “전쟁이 터지면 우크라이나를 중립국으로 만든다는 전략적 목표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러시아로선 큰 비용을 들인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러시아가 침공을 감행하면 글로벌 경제를 상당한 충격에 빠뜨릴 것으로 진단했다. 갤러허 총괄은 “증시가 급락하고 유가는 금방 배럴당 120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동유럽과 독일”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지금보다 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태도를 취하면 내년과 2024년에 경착륙을 맞을 수 있다며 “다만 물가가 올봄부터 떨어질 게 확실하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반하는 현상이다.
갤러허 총괄은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Fed는 올해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오는 6월부터는 매달 650억달러씩 자산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적긴축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성장률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를 주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내년 말까지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며 “현실화하면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투자은행이 유럽 주식을 추천하고 있지만 올해 유럽 경기는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게 갤러허 총괄의 경고다. 그는 “작년 5.3%였던 유럽연합(EU) 성장률은 올해 3.3%에 그칠 것”이라며 “고물가가 유럽 내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성장률은 더 떨어져 잠재성장률(1.3~1.6%)에 가까운 2% 정도에 머물 것으로 진단했다.
갤러허 총괄은 “유럽은 미국과 달리 임금 상승 압력이 세지 않은 데다 경기도 부진한 편”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영국 경제는 미국과 비슷한 구조여서 다음달 금리를 또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작년 12월과 올해 1월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관련뉴스